글로벌 거래소에서 법정통화와 달러 스테이블코인 직접 거래가 가능해지면 현지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이 평균 0.33~0.38%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수요 충격이 외환시장으로 옮겨가 환율 변동과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한국은행은 3일 공개한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외환시장 간 연계성: 글로벌 거래소의 역할을 중심으로’ 이슈노트에서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바이낸스가 지원한 12개 법정통화·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 사례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테더(USDT), 유에스디코인(USDC)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비달러 법정통화의 직접 거래다.
프리미엄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현물환율 기준 1달러 가치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폭을 뜻한다. 법정통화로 스테이블코인을 바로 사고팔 수 있는 거래쌍이 생기면 글로벌 거래소와 로컬 거래소 사이 가격 차이를 활용한 이동이 쉬워지고, 그만큼 현지 프리미엄은 낮아질 수 있다.
한국은행 분석에서 바이낸스의 해당 거래 지원 뒤 현지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은 평균 0.33~0.38%포인트 하락했다. 로컬 거래소와 바이낸스 간 프리미엄 격차가 커질수록 바이낸스에서 로컬 거래소로 스테이블코인 순유입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은 가격 차이 축소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중개자가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외환시장에 모두 접근할 수 있으면, 스테이블코인을 판 뒤 받은 현지 통화 포지션을 외환시장에서 조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외환거래를 거쳐 환율에 영향을 주는 경로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거래 지원 이전에는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과 해당 통화의 대미 달러 환율 사이 관계가 뚜렷하지 않았다. 거래 지원 이후에는 프리미엄 상승이 해당 통화의 대미 달러 환율 상승, 즉 자국통화 절하와 유의하게 연결됐다. 스테이블코인 매수 압력이 커질 때도 거래 지원 통화에서는 환율 상승과의 관련성이 확인됐다.
원화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바이낸스가 원화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직접 거래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원화의 경우 스테이블코인 매수 압력이 주로 국내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 확대로 나타났고, 환율 반응은 유의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원화 기반 거래 비중이 크지만, 글로벌 거래소의 원화·달러 스테이블코인 직접 거래 구조는 형성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현재 구조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외환시장보다 국내 프리미엄에 먼저 반영되는 셈이다.
스테이블코인은 통상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글로벌 거래소에서는 달러 기반 거래와 가상자산 결제의 중간 통로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외환시장, 자금 이동, 규제 논의와 맞물린다. 본지는 앞서 한국은행이 9월 3일 달러 스테이블코인 이슈노트를 낼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법인·외국인 참여 확대 등으로 시장 구조가 바뀌면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외환시장 간 연계가 강화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는 제도와 시장 구조 변화가 전제된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디지털자산 제도 정비와 함께 원화 국제화, 외환시장 유동성 확충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가상자산 시장 내부 가격 차이를 넘어 외환시장 충격 전달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정책 검토 대상으로 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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