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확률 55.7%, 워시 발언에 금리 경계 커졌다

| 서지우 기자

케빈 워시(Kevin Warsh)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발언 뒤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한때 55.7%까지 올랐다. 9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이 연준의 물가 경계 발언을 빠르게 다시 가격에 반영한 흐름이다.

워시 의장은 8월 28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 'In Our Time'에서 2%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목표를 확고하고 고정된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7월 29일 FOMC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당시 성명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여전히 웃돈다고 밝혔다. 7월 동결 이후 시장이 흔들렸다는 본지 보도와 같은 맥락에서, 이번 발언도 금리 결정보다 향후 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을 키운 재료로 해석됐다.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7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3.7%,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는 3.3% 올랐다. 두 지표 모두 연준의 2% 목표를 웃돌았다.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이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PCE는 미국 소비자가 실제로 지출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화를 보는 물가 지표다. 연준은 통상 소비자물가지수(CPI)와 함께 PCE, 고용, 임금, 금융 여건을 종합해 기준금리 경로를 판단한다. 근원 PCE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는 데 쓰인다.

시장 반응은 즉각 매파적으로 움직였다. 로이터는 워시 의장 연설 뒤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35.4%에서 55.7%로 올랐고,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11bp 상승했다고 전했다. 단기 국채금리는 통화정책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로 꼽힌다.

크립토 시장도 같은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코인데스크는 같은 날 비트코인(BTC)이 7만8000달러(약 1억530만원) 아래로 밀렸고 스트레티지, 코인베이스($COIN), 갤럭시, 서클, 불리시($BLSH), 헛8 등이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 위험자산 선호와 달러 유동성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해석이 붙었다.

다만 이번 움직임은 금리 인상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워시 의장의 발언은 연준이 2% 물가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고, 추가 지표가 충분히 식지 않으면 정책 여지를 남겨두겠다는 신호에 가깝다. 시장 가격도 확정 판단보다 회의 전 기대 조정으로 보는 편이 맞다.

기대는 며칠 뒤 다시 낮아졌다.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연준 이사는 9월 초 물가가 계속 식는다면 동결을 지지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마켓워치와 리브민트는 이후 9월 인상 확률이 48~50% 안팎으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월러 이사의 발언은 9월 회의가 단일 발언보다 새 물가와 고용 지표에 묶여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9월 회의를 두고도 시장은 발언과 지표가 나올 때마다 동결과 인상 가능성을 오가고 있다.

업계 해석도 엇갈렸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은 즉각적인 인상에 회의적인 쪽으로 분류됐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바클레이스, 소시에테제네랄은 인상 가능성을 더 높게 본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물가 수치와 발언을 두고도 성장 둔화, 고용 흐름, 금융 여건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론이 갈리는 구조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미국 금리 기대 변화는 달러화와 원화 환율, 해외 위험자산 선호를 거쳐 영향을 줄 수 있다. BTC와 미국 상장 크립토 관련주는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다만 연준 발언 하나만으로 중장기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사안의 시간 축은 뚜렷하다. 연준은 7월 29일 금리를 동결했고, 워시 의장은 8월 28일 잭슨홀 연설에서 물가 목표를 재강조했다. 이후 9월 초 월러 이사의 발언과 시장 가격 변화가 이어지며 9월 FOMC를 둘러싼 기대가 다시 조정됐다.

연준 공개 일정상 다음 FOMC는 9월 15~16일 열린다. 금리 결정과 경제전망, 의장 기자회견은 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 이후 순차적으로 확인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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