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눈앞…공급 차질 땐 150달러 가능성

| 최윤서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다. 중동 지역의 공급·수송 차질이 심해지면 브렌트유가 120달러를 넘어 최악의 경우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추가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중동 에너지 인프라가 전쟁으로 광범위하게 파괴되는 경우에는 15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다만 BofA의 기본 전망은 올해 하반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83달러로 보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12월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85달러로 높였다. 걸프 지역 원유 생산량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면 2027년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에서 선박 공격이 격화하는 것이 유가 상승을 촉발할 가능성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원유 생산시설뿐 아니라 주요 수송로의 불안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 셈이다.

연합인포맥스 원자재선물 종합에 따르면 9일 오전 9시27분 기준 11월 인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1.52% 오른 배럴당 99.41달러(약 13만3309원)에 거래됐다.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63% 상승한 배럴당 94.55달러(약 12만6792원)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상승했다. 원유 공급과 수송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브렌트유가 100달러 선에 접근한 흐름이다. 앞서 중동발 공격으로 브렌트유가 100달러 선에 근접했던 사례도 있었다.

미국 내 연료 가격도 올랐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7일 미국 일반 무연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4.15달러(약 5565원)까지 상승했다고 집계했다. 노동절에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갤런당 약 95센트(약 1274원) 높은 수준이다. 르네상스 매크로는 지난 6~7월 휘발유 가격 하락에 따른 물가 둔화 효과가 되돌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미국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시장 가격에는 연방준비제도가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58%가량 반영돼 있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에너지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경우 연준의 9월 금리 결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프 커리(Jeff Currie) 전 골드만삭스 원자재 전문가는 “이는 곧 헤드라인 CPI에 반영될 것”이라며 “에너지 위기는 이미 시작됐으며 원유가 아니라 석유제품 가격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 가격 자체보다 휘발유·경유·항공유 등 정제 석유제품 가격이 소비자물가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공급 충격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제임스 손(James Thorne) 웰링턴-알투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에너지 공급 충격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것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정책 실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 히키(Paul Hickey)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 공동창업자는 금융시장이 현재 유가 상승을 비교적 차분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는 없다”며 유가가 90달러 중반을 유지한 채 세 자릿수에 접근하면 물가 지표의 의미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유가 흐름은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의 선박 공격, 중동 에너지 인프라 피해, 걸프 지역의 원유 생산 회복 여부에 달렸다. 미국 8월 CPI 발표와 연준의 9월 금리 결정이 예정된 만큼 에너지 가격의 물가 전이 여부가 함께 확인될 전망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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