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99.02달러…사모대출 차환 부담 시험대

| 이준한 기자

국제유가가 앞선 상승으로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오른 가운데 고금리와 차환 부담에 놓인 미국 사모대출 차주의 상환 여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1일 오후 7시35분(한국시간) 배럴당 99.02달러(약 13만3000원), 브렌트유는 103.64달러(약 13만9000원)에 거래됐다. 두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각각 3.4%, 3.7% 하락했지만 앞선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로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고 CNBC는 전했다.

사모대출은 은행이나 공개 채권시장 대신 대출기관이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시장이다. 대출 상당수가 변동금리로 설계돼 기준금리나 단기금리가 오르면 차주의 이자 비용도 함께 재설정된다.

유가 상승은 기업의 에너지 비용을 높여 현금흐름을 압박할 수 있다. 여기에 금리 상승이 겹치면 수익성이 낮거나 이자보상 여력이 작은 기업부터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26년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3.4%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은 같은 기간 14.7% 올랐으며, CPI 상승률은 연방준비제도의 물가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

연방준비제도는 9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할 예정이다. 당시 시장 가격에는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 70% 반영됐지만, 이는 정책 결정이 아니라 시장의 기대치다.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과 취약 차입자의 차환 부담은 사모대출 차주가 만기 도래와 높은 조달 비용에 동시에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배경으로 이어진다.

Fitch Ratings는 2026년 7월까지 12개월 동안 미국 사모대출 부도율이 6.1%로 상승해 기록적인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 집계는 미국과 캐나다의 약 1300개 발행사를 대상으로 하며, 전체 사모대출 시장의 손실률과는 다르다.

차주 부담은 만기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존 대출 만기가 돌아왔을 때 새 대출로 상환하는 차환 과정에서 금리가 높아지거나 기업 실적이 약해지면 조건 변경, 만기 연장, 추가 출자 또는 구조조정이 필요해질 수 있다.

선나이나 신하 할데아(Sunaina Sinha Haldea) 레이먼드 제임스 글로벌 프라이빗캐피털 자문 부문 대표는 CNBC 인터뷰에서 “강한 차주는 정상적으로 차환하고, 취약한 차주는 조건 변경·만기 연장·추가 출자·구조조정을 거치는 점진적인 과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차환 부담이 시장 전체에 동시에 나타나기보다 차주별로 나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난트 쿠마르(Anant Kumar) 베네핏 스트리트 파트너스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금리 자체보다 사모대출의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유가와 에너지 비용이 기업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압박하는 동시에 변동금리 이자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로프티 카루이(Lotfi Karoui) PIMCO 멀티에셋 신용전략가는 개별 국채금리보다 긴축적 정책과 성장 둔화가 겹쳐 현금흐름과 부채 상환 능력을 훼손하는 상황이 더 큰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매슈 팔라이(Matthew Palazola) 노무라자산운용 사모대출 최고투자책임자는 낮은 신용도의 차주가 광범위한 영향을 받으려면 금리가 추가로 50~100bp 이상 상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주별 신용도와 금리 민감도에 따라 충격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한 유가가 연준의 금리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본지 보도처럼 유가와 물가, 금리의 연결고리는 사모대출 차주의 조달 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유가 상승이 사모대출 시장 전체의 즉각적인 충격으로 이어졌다고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차주와 이자보상 여력이 낮은 기업, 저금리 시기에 조달한 부채의 만기가 다가오는 기업은 유가·인플레이션·금리 변화에 동시에 노출될 수 있다. 시장은 9월 FOMC의 금리 결정과 차주별 차환 조건 변화를 확인하게 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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