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 국채 ETF인 TLT의 풋옵션 거래량이 평균의 약 3.3배로 늘면서 장기 금리 상승에 대비한 시장 거래가 두드러졌다. 옵션 거래 증가는 금리 상승이 확정됐다는 뜻이 아니라 하락 위험을 헤지하거나 이에 대응하려는 포지션이 늘었다는 의미다.
마이크 카우(Mike Khouw) CNBC 옵션 분석가는 TLT 옵션 흐름을 통해 장기 금리 상승 위험을 점검했다. TLT는 미국 20년 이상 만기 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다.
블랙록 아이셰어즈 자료상 TLT 보유 자산의 99.88%는 20년 이상 만기 국채다. 장기 국채는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민감도도 커진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30년물 국채 금리는 9월 1일 5.27%에서 9월 9일 5.28%로 올랐다. 같은 기간 10년물 금리도 4.79%에서 4.83%로 상승했으며, 9월 10일과 11일 수익률은 해당 자료에 제시되지 않았다.
카우는 TLT가 2020년 하반기부터 2023년 말까지 약 52% 하락한 사례를 장기채 금리 위험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이후 30년물 금리는 2023년 4분기 고점과 저점 사이에서 움직였지만 최근 몇 주 사이 2023년 고점을 뚜렷하게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옵션시장에서는 9월 10일 TLT 옵션 거래량이 약 160만 계약으로 평균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풋옵션 거래량은 85만6750계약으로 평균의 약 3.3배를 기록했다.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계약은 10월 만기 행사가 79달러 풋옵션이었다. 해당 계약은 12만3649계약이 평균 0.4786달러에 거래됐다.
TLT는 같은 날 장중 52주 최저치인 80.665달러를 기록한 뒤 80.78달러에 마감했다. 80달러와 79달러 풋옵션을 결합한 스프레드 거래도 6만5000계약 체결됐다.
CNBC는 이 스프레드 거래를 만기 시 TLT가 옵션 프리미엄을 감안해 79달러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에 포지션을 둔 사례로 소개했다. 다만 이 거래만으로 참여자의 순수한 하락 베팅인지, 기존 보유 자산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헤지인지 구분하기는 어렵다.
풋옵션은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 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줄이는 데 활용된다. 거래량이 증가해도 시장 참여자 모두가 같은 방향을 예상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미국 국채는 일반적으로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은 자산으로 평가되지만 금리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금리가 상승하면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이자가 높아져 기존의 낮은 금리 채권과 장기채 ETF 가격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이번 흐름은 앞서 TLT 콜옵션 거래가 늘며 장기채 반등 포지션이 나타났던 사례와 반대 방향의 옵션 수요가 부각된 사례다. 같은 ETF에서도 시장 국면과 만기, 행사가에 따라 상승 기대와 하락 방어 거래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장기 금리 흐름은 미국 장기채 ETF뿐 아니라 달러와 성장주, 위험자산의 가격 환경에 영향을 주는 변수다. 다만 이번 자료에는 암호화폐 가격이나 국내 자산시장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이 제시되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TLT 풋옵션을 매수했다는 개인 이용자의 게시물이 나왔지만, 개별 이용자의 거래를 시장 전체의 공통된 전망으로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 장기 금리가 안정될지 추가 상승할지도 이 거래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이번 사례는 미국 국채의 신용위험과 금리 위험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장기채 투자자는 금리 수준뿐 아니라 만기와 옵션 구조, 헤지 목적을 함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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