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0만 배럴 할인 계약한 ADNOC, 호르무즈 우회 인프라 활용

| 서도윤 기자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가 8~9월 이라크산 원유 7200만 배럴을 할인 조건으로 계약했지만 실제 인도량은 계약량에 못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정유·수출 인프라를 보유한 ADNOC가 이라크산 원유 조달을 늘린 사례다.

OilPrice는 이라크 에너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ADNOC가 8월 3200만 배럴, 9월 4000만 배럴의 이라크산 원유를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8월 물량은 배럴당 24.90~27달러 할인 조건이었고, 9월 물량은 1000만 배럴이 배럴당 18달러, 3000만 배럴이 배럴당 25달러 할인된 가격에 거래됐다.

계약량과 실제 인도량 사이에는 차이가 있었다. 이라크 국영 석유마케팅기구(SOMO)는 8월 ADNOC에 3200만 배럴을 배정했지만 수출 제한과 바스라석유회사의 공급 부족으로 실제 인도량은 약 2000만 배럴에 그쳤다.

ADNOC는 9월 들어 이라크산 원유 1400만 배럴을 추가로 인도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8~9월 계약 규모 7200만 배럴과 실제 선적·인도 규모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할인 배경에는 이라크의 수출 경로 제약이 있다. 이라크는 자체 선박 운송 능력이 제한적이고 원유 대부분을 페르시아만을 거쳐 수출해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차질과 보험·운송 위험에 노출돼 있다.

로이터는 SOMO가 바스라산 원유에 배럴당 최대 29.80달러의 할인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산 원유 할인으로 중국 정유사의 조달이 늘어난 사례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수출 경로 문제가 거래 조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다뤄졌다.

이라크산 원유를 실은 일부 유조선의 통항이 허용된 뒤에도 공급망 불확실성은 이어졌다. 이란이 지난달 일부 유조선의 통항을 허용했지만, 이라크산 원유의 실제 수출 경로와 선적 가능 물량은 계속 변동하는 상황이다.

이라크 원유 수출량은 일부 회복됐다. Kpler 자료를 인용한 조사에서는 7월 수출량이 하루 137만4000배럴에서 8월 235만4000배럴로 늘었고, 9월에는 하루 약 200만배럴을 기록하고 있다.

9월 수출량은 8월보다 낮지만 7월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계약 물량이 늘어나는 것과 실제 수출량이 회복되는 속도 사이에는 여전히 차이가 남아 있다.

ADNOC는 이라크산 원유 상당량을 아부다비 루와이스 정유공장에서 처리하고 자사 원유는 국제시장에 더 많이 판매하는 방식으로 물량을 운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ADNOC 공식 자료는 루와이스 정유공장이 하루 92만2000배럴의 원유와 콘덴세이트를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출 경로에서도 ADNOC의 인프라가 거래 배경으로 거론된다. ADNOC는 아부다비 내륙에서 푸자이라 수출터미널까지 약 406㎞의 원유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푸자이라는 호르무즈 해협 밖 오만만에 위치한 항구다.

SOMO는 이라크산 원유의 판매와 수출 물량 배정을 담당하는 국영 석유마케팅기구다. 생산·배정 물량과 실제 선적량이 다를 수 있어 계약 규모만으로 국제시장에 유입된 원유 물량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라크산 할인 원유에는 ADNOC 외에도 페트로차이나, 전화오일, 토탈에너지스, 비톨, 트라피구라, 머큐리아, 캐세이 페트롤리엄 등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각 기업의 실제 계약 규모와 선적 완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거래는 이라크가 수출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동안 ADNOC가 정유시설과 호르무즈 우회 인프라를 활용해 원유 조달 선택지를 넓힌 사례다. 다만 할인 계약 물량 가운데 실제로 국제시장에 유입된 규모와 중동 원유 가격에 미친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라크의 9월 원유 수출량은 하루 약 200만배럴로 집계되고 있으며, ADNOC의 추가 인도 물량과 다른 정유·무역업체의 실제 선적 여부가 향후 확인 대상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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