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로 유럽연합(EU)의 화석연료 수입비가 분쟁 60일 만에 270억유로(약 40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유로존 물가와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4월 29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분쟁 60일 만에 화석연료 수입 비용이 270억유로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같은 연설에서 언급된 900억유로는 화석연료 비용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지원 대출 규모로 제시됐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언은 화석연료 수입비 증가분을 270억유로 이상으로 제시한 내용이다. 900억유로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화석연료 수입비로 언급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4월 22일 ‘AccelerateEU’ 계획에서 2025년 화석연료 수입액을 3400억유로(약 503조원)로 집계했다. 중동 분쟁이 격화한 뒤에는 추가 에너지 수입비로 240억유로(약 36조원)를 부담했다고 밝혔다.
집행위원회 자료에는 소비 에너지의 57%가 수입 화석연료이며, 재생에너지와 전기화를 확대해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방침도 담겼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공개한 REPowerEU 자료에는 2025년 에너지 제품 수입액 3367억유로와 중동 분쟁 이후 추가 비용 약 440억유로가 제시돼 집계 시점과 에너지 제품 범위에 따라 수치가 달라졌다.
유럽연합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품목별로도 높다. 집행위원회는 가스와 석유의 수입 의존도가 각각 80%와 95%를 넘는다고 설명했으며, Eurostat는 2025년 EU 에너지 제품 수입액을 3367억유로로 집계했다.
가스 가격도 올랐다. EU 에너지규제협력청(ACER) 가격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 가스 가격은 9월 8일 메가와트시당 71.115유로에서 15일 79.647유로로 상승했다. 일주일 동안 약 12% 오른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이동하는 주요 해상 통로다. 통행이 제한되면 운송 차질과 대체 물량 경쟁이 겹치면서 수입국의 에너지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 전망에서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2026년 4분기 3.6%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충격이 완화되면 물가가 다시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유럽연합 공동연구센터(JRC)는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제한이 2026년 말까지 이어지는 시나리오에서 4분기 유가가 배럴당 약 180달러, 가스 가격이 메가와트시당 약 80유로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운송 제한 장기화를 전제로 한 시나리오다.
에너지 수입비 증가는 무역수지와 물가, 환율을 거쳐 위험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자료에는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 가격에 대한 직접적인 전망은 담기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 위기로 화석연료 수입국의 비용이 늘어난 앞선 보도에서도 지역별 부담 차이가 제시된 바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가격 충격을 비용으로 떠안는 구조다.
유럽연합은 단기적으로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추가 비용 규모는 집계 기준과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각 수치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려면 관련 자료의 범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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