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24명 전원이 한국은행의 22일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올려 연 3%로 조정한 뒤 인상 효과를 살피고 있다.
블룸버그는 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 24명 모두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연 3%로 유지될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전문가 다수는 11월 26일 회의에서 금리가 연 3.25%로 오르고, 내년 초에는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는 3.75%까지 전망했다.
◇ 연속 인상 뒤 효과 살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8월 27일 기자회견에서 두 차례 연속 인상의 영향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0월 12일 국정감사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금리를 올리기 전에 한국은행이 먼저 움직인 데 대해 “우리는 스스로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다고 코리아타임스는 전했다. 시장 압박을 받아 방어적으로 인상하는 것보다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편이 경제적 비용이 적다는 취지다.
신 총재는 “통화정책을 할 때 경제 주체가 적응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필요한지, 적응할 능력이 있는지를 늘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긴축이 저소득 차입자에게 더 큰 부담이 된다는 점도 인정했다.
환율도 금리 결정의 변수로 거론됐다. 신 총재는 7월과 8월 금리 인상이 환율 안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고 아시아경제가 전했다. 21일 오전 달러당 원화 환율은 약 1327.6원으로 1330원 부근을 유지했다. 본지는 앞서 원화가 7월 이후 두 달여 동안 달러 대비 11.85% 올랐다고 보도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속 세 번째 인상이 가계와 국내 기업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근원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됐고 환율도 1330원 선을 지키고 있어 추가 인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 근원 물가는 목표 웃돌아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8월의 3.1%보다 낮아졌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3.4%에서 2.8%로 내렸고, 통신 관련 물가 상승률은 16.6%에서 2.0%로 떨어졌다.
다만 지난해 8월 통신비 한시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올해 8월 물가를 끌어올렸다. 올해 8월 휴대전화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26.7% 상승했다. 한국 재정부는 이 요인을 제외하면 8월 물가상승률이 2.5%였다고 설명했다. 전국 단위 유가 상한은 8월 물가를 0.3%포인트 낮춘 요인으로 제시됐다.
기저효과가 줄어든 9월에도 근원 물가 상승률 2.8%는 7월의 2.6%와 물가 목표치 2%를 웃돌았다. 신 총재는 10월 12일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7월 16일에는 반도체 호황이 내수로 번지면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점차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안정 부담도 남아 있다. 신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가 늘면서 금융 불균형 우려가 작지 않고, 취약 부문의 부도 위험도 남아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는 서울 아파트값이 9월 첫째 주 0.20% 올라 연율 10~15%에 해당하는 상승률을 보였다고 전했다. 가계부채는 2분기 처음 2000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 11월 인상 전망 우세
각종 설문에서는 11월 인상 전망이 다수였다. 연합뉴스 조사에 응한 경제학자 6명은 모두 인상을 예상했고, 서울경제신문 조사에서는 전문가 20명 가운데 18명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서울경제신문 조사 응답자 중 16명은 근원 물가를 한국은행이 가장 중시하는 변수로 꼽았다.
아시아경제가 조사한 경제학자 13명은 모두 연말 기준금리가 연 3.25%가 될 것으로 봤다. 11명은 2027년 기준금리 종착점을 3.5%로 예상했고, 일부는 3.75%를 제시했다. 머니투데이가 조사한 채권 전문가 11명 중 8명도 11월 인상을 전망했다.
해외 투자은행인 씨티와 모건스탠리는 11월과 내년 초 각각 0.25%포인트 인상해 2027년 1분기 기준금리가 연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금리가 3.7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폴리마켓에서는 11월 26일 0.25%포인트 인상 확률이 66.5%, 동결 확률이 28.5%로 거래됐다. 총거래량은 약 3만8000달러(약 5043만원)였다.
추가 인상 여력에 대한 시각은 엇갈릴 수 있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는 현재 정책금리가 한국은행이 추정하는 중립금리 상단 부근이며, 중립금리를 다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코리아타임스가 전했다.
22일 회의에서는 금리 결정과 함께 인상 소수의견 수, 금융통화위원들의 향후 3개월 금리 전망, 신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이 관심사다. 씨티의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인상 소수의견 1표를, 모건스탠리의 캐슬린 오(Kathleen Oh)는 2표를 예상했다. 아시아경제 설문에서는 응답자 4명이 인상 소수의견을 전망하며 장용성 금융통화위원을 거론했다. 한국은행의 다음 금융통화위원회는 11월 2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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