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급 회사채 7% 넘는 수익률 가정…블랙록 리더 '역사적 기회'

| 강이안 기자

릭 리더(Rick Rieder) 블랙록($BLK) 글로벌 고정수익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고등급 회사채를 '역사적 기회'라고 평가했다. 듀레이션이 3년 미만이고 평균 신용등급이 A-인 가상의 포트폴리오를 가정하면, 연 7%를 넘는 수익률을 지금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리더는 21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4분기 채권 전망과 유망 투자처를 밝혔다. 듀레이션은 금리 변동에 대한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뜻하며, 짧은 채권은 금리가 오를 때 가격이 덜 흔들리는 편이다. 다만 7%대 수익률은 가정한 포트폴리오 수치로, 특정 상품의 실제 성과를 뜻하지 않는다.

리더는 "이 수익률이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 자체가 역사적이다"라며 "이런 수익률은 대개 경제나 부도 문제가 있을 때만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제가 견조하다며 "의미 있는 수준의 부도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 고등급 회사채에 주목한 이유

리더는 고등급 회사채를 지금 가장 유망한 영역으로 꼽으며 "오랫동안 이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고등급은 S&P와 피치 기준 AAA에서 BBB-, 무디스 기준 Aaa에서 Baa3까지의 신용등급을 뜻한다.

이 영역에는 대형 기술기업,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가 발행한 채권이 포함된다. 20일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에 따르면 알파벳($GOOGL), 아마존($AMZN), 메타플랫폼스($META), 오라클($ORCL)은 올해 들어 총 2284억 달러(약 303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나온 물량이다.

리더는 하이퍼스케일러를 두고 "레버리지가 매우 낮고 막대한 현금 흐름이 들어온다"고 평가했다. 이어 "더 높은 품질의 기업을 매력적인 수익률을 받으며 살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가 운용하는 아이쉐어즈 플렉시블 인컴 액티브 ETF(BINC)는 고등급 회사채 비중을 7월 8.5%에서 현재 14.3%로 늘렸다.

◇ 금리 변수와 신중론

리더는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는 만큼 단기 등락보다 보유 기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발점 수익률이 앞으로 얻을 수익률을 가늠하는 가장 좋은 지표"이며 "보유 기간이 1년 이상이면 그 수익률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고등급 밖의 채권에는 더 신중한 입장이다. 리더는 이 영역은 선별과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I 관련 채권에 대해서는 "데이터센터 공급망 중 하이퍼스케일러가 보증하거나 뒷받침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그쪽은 계속 조심스럽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대규모 부채를 일으키는 기업이 늘면서 투자자 우려가 커졌다고 CNBC는 전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코어위브($CRWV)는 주가가 떨어지고 채권 금리가 뛰었으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벌어졌다. 고등급 하단에 있는 오라클도 AI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며 타격을 입었다.

◇ 연준 인상 가능성과 정부 부채

리더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2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만 그 결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CME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상 시장은 12월 인상을 90%에 가까운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리더는 7월 15일 블랙록 기고에서 의료·교육·주거·에너지처럼 금리에 둔감한 항목이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며 추가 인상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취지로 썼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인상의 영향이 업종별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주택·신용카드·자동차 대출처럼 변동금리 대출이 많은 분야는 이미 압박을 받는 반면, 빅테크의 설비투자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리더는 "이들은 하룻밤짜리 기준금리로 돈을 빌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리더는 앞으로의 위험 요인으로 전 세계 정부 부채 증가를 꼽았다. 미국의 2026회계연도 재정적자는 2조 달러(약 2650조원)로 늘었다. 그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수록 이미 부채가 많은 정부의 차입 비용이 커지는 문제를 시간이 지나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기업과 데이터센터 관련 채권 공급이 늘면서 다른 차입자가 밀려나는 구축(crowding-out)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리더는 덧붙였다. 리더는 이런 변수 속에서도 고등급 회사채의 높은 수익률을 누리는 것이 지금의 접근이라며 "많이 웃으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연준은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올려 목표 범위를 3.75~4.00%로 조정했다.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10월 27~28일 열린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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