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대비 10% 늘어난 걸프 4국 원유 수출…두바이유 콘탱고 전환

| 이도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이라크·쿠웨이트의 10월 원유 수출이 전월보다 10% 늘어 하루 1500만 배럴을 조금 웃돌았다. 중동산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에서는 가까운 시점 인도분이 뒤 시점 인도분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자체 선박 추적 자료를 분석해 네 나라의 수출량이 전쟁 전 수준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집계에서 이란 원유 수출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앞서 본지는 이란의 해상 원유 수출이 9월 둘째 주 0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수출은 10월 5일까지 회복되지 않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은 3월 11일 중동 공급 차질에 대응해 비축유 4억 배럴을 공동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3월 19일 공개된 초기 분담표에는 국내 몫이 2250만 배럴로 적혔다.

주초 두바이유 11월물은 12월물보다 배럴당 약 2달러(약 2688원) 낮게 거래됐다. 가까운 시점 가격이 먼 시점 가격보다 낮은 구조를 ‘콘탱고’라고 한다.

블룸버그는 이 가격 구조를 7월 이후 처음 나타난 중동 단기 공급 초과 신호로 해석했다. 이는 단기 수급을 보여주는 가격 곡선의 변화다.

실물 거래에서도 웃돈이 줄었다. S&P 글로벌 플래츠(S&P Global Platts) 거래 창구에서 실물 원유로 전환할 수 있는 두바이유 거래분은 파생상품 기준가와 거의 같은 가격에 거래됐다.

가격 곡선은 인도 시점별 가격 관계를, 실물 거래는 실제 인도 가능한 원유의 거래 조건을 보여준다. 두 지표 모두 단기 현물 수급의 완화 방향을 가리켰다.

북해 시장에서는 이달 중순 인도 예정인 원유 화물 한 건이 브렌트유 기준가보다 낮은 가격에 나왔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한 달 전 비슷한 화물이 상당한 프리미엄에 거래된 것과 대조된다.

다만 이 한 건만으로 북해 원유 시장 전체를 ‘급매’ 상황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거래 사례 하나와 시장 전반의 흐름은 구분해야 한다.

준 고(June Goh) 스파르타 커모디티스 선임 원유시장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6월 말의 일시적 공급 과잉과 같은 상황은 아니다. 이번에는 증가세가 더 점진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급 증가의 속도와 형태가 당시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6월 말에는 대형 유조선에 실린 상당량의 원유가 한꺼번에 시장으로 나왔다. 고 애널리스트는 이번에는 수출 증가가 더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봤다.

골드만삭스 리서치(Goldman Sachs Research)는 10월 16일 공개한 자료에서 페르시아만 원유 수출이 2025년 평균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추정했다. 회복 시점은 9월 말부터로 잡았다.

보고서는 공급 차질 위험과 낮은 재고가 당시 현물 가격을 지지한다고 분석했고, 브렌트유에 반영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을 배럴당 약 25달러(약 3만3600원)로 추산했다. 이는 이번 두바이유 가격차가 나타나기 전의 평가다.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1월 2일 약 7% 하락했다. AP통신은 11월 3일 미국이 호르무즈해협 인근의 이란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모흐센 레자이(Mohsen Rezaei)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은 미국이 이란의 요구를 수용하기 전에는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원유 수출과 현물 가격의 완화 신호가 군사적 긴장 해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11월 2일 실시간 시장 보도에서 원유가 하락하는 동안 비트코인(BTC)이 한때 상승했고, 이후 24시간 기준으로는 하락했다고 기록했다. 당시 가격 움직임만으로 원유 약세와 비트코인 등락의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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