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4일 장중 1.5% 하락 뒤 0.5% 상승 전환

| 김민준 기자

런던금속거래소(LME) 3개월물 구리가 4일 장중 8월 3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가 상승 전환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주식 매도세와 미국의 정제 구리 관세 기대 변화가 하락 요인으로 거론됐고, 중국의 수입 수요와 미국 밖 공급 부족은 반등을 뒷받침했다.

로이터(Reuters)는 구리가 장중 최대 1.5% 하락한 뒤 한국시간 오후 8시 15분 톤당 1만4103달러(약 1895만원)에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일 대비 0.5% 오른 가격으로, 종가는 아니다. 로이터 보도

구리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에 쓰이는 금속이다. AI 관련 설비투자 확대는 그동안 구리 수요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혀 왔다.

최근 기술주 매도세는 AI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과 맞물렸다. 이에 AI 설비투자 기대가 재평가되면서 구리 수요 전망에도 영향을 줬다.

이는 투자심리 변화와 관련된 해석이다. 구리 선물 가격 하락이 현물 소비의 같은 폭 감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정제 구리 관세 가능성에 대비한 물량이 미국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지역의 공급은 빠듯해졌다. 관세 가능성에 따른 글로벌 물량의 미국 쏠림과 미국 밖 공급 부족은 본지가 앞서 보도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뒤에는 관세 기대가 낮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날 시장이 반응한 것은 관세 시행 여부가 아니라 관세 기대의 변화였다.

올레 한센(Ole Hansen) 삭소은행(Saxo Bank)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시장이 관세에 대한 기대를 낮출 수 있어 구리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처음에는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 전망 변화가 장중 매도세를 설명하는 요인이라는 취지다.

한센은 선거 막판 데이터센터가 큰 쟁점이 되면서 투자자들이 AI 관련 거래에도 주목할 수 있다고 봤다. 관세 기대와 별도로 AI 투자 우려도 구리 가격을 둘러싼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배경으로 꼽혔다.

중국 수입 구리 수요를 가늠하는 양산항 프리미엄은 톤당 약 200달러(약 26만8800원)로, 10년 넘는 기간의 고점 부근에 머물렀다. 선물 가격이 밀리는 동안에도 이 프리미엄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양산항 프리미엄은 중국으로 들어오는 수입 구리에 붙는 추가 금액이다. 현물 수요와 공급 여건을 살피는 지표인 만큼, 선물 가격과는 다른 수급 신호를 보여줄 수 있다.

같은 로이터 보도는 중국의 꾸준한 수요와 미국 밖 공급 부족뿐 아니라 세계 증시 회복과 달러 약세도 금속시장 반등을 뒷받침했다고 전했다. 장중 하락과 이후 상승에는 투자심리와 현물 수급, 금융시장 여건이 함께 작용했다.

가상자산 시장과의 접점은 구리 가격 자체보다 기술주를 둘러싼 투자심리다. 비트파이넥스(Bitfinex)는 2일 분석에서 비트코인(BTC)과 나스닥100의 30일 상관계수가 0.68이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은 10월 30일 기술주 매도세 이후 주간 저점을 기록했다. 비트파이넥스 분석

상관계수는 두 자산이 일정 기간 함께 움직인 정도를 나타낼 뿐, 한쪽 가격 변화가 다른 쪽을 일으켰다는 뜻은 아니다. 비트파이넥스는 당시 비트코인 약세에 바이낸스(Binance) 보안 사고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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