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조2000억달러 기후 적응비 추산…6900억달러는 시행 장벽

| 강이안 기자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높아지는 조건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 기후 적응에 필요한 연간 비용이 1조2000억달러(약 1613조원)로 추산됐다. 폭염·산불·가뭄·홍수에 대응하는 20개 조치를 개발국 수준으로 보호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는 3일 공개한 보고서 ‘Advancing adaptation: Breaking barriers to a trillion-dollar opportunity’에서 이 비용을 산정했다. 계산에는 연간 운영비와 시설 투자비를 사용 기간에 걸쳐 나눈 금액이 포함됐다.

전체 비용 가운데 약 6900억달러(약 927조원)는 수요·실행·금융 장벽에 부딪힐 수 있는 것으로 분류됐다. 이미 확보됐지만 집행되지 못한 자금이 아니라, 시행이 어려울 수 있는 적응 조치의 비용이다. 상대적으로 시행 장벽이 적은 조치의 비용은 약 4600억달러(약 618조원)다.

장벽별로는 비용 부담이 큰 조치가 약 4400억달러(약 591조원), 실행 의지와 역량을 높여야 하는 조치가 약 2100억달러(약 282조원), 수익 구조를 마련해야 금융 조달이 가능한 조치가 약 400억달러(약 54조원)로 분석됐다. 세부 금액은 반올림돼 분류별 합계와 전체 액수가 다를 수 있다.

같은 20개 조치에는 2020년 기후 조건 기준 연간 약 1900억달러(약 255조원)가 쓰이는 것으로 계산됐다. 해당 기후 위험에 대해 개발국 수준의 보호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연간 비용은 약 5400억달러(약 726조원)다.

보고서의 달러 수치는 2020년 가치 기준이다. 원화 금액은 3일 달러당 1344원을 적용해 단순 환산했다.

적응 조치가 줄일 수 있는 경제적 피해의 가치는 2020년 기준 비용의 평균 약 3배, 2도 온난화 조건에서는 약 7배로 추정됐다. 인프라·자산 피해와 생산성·작물 손실, 건강 악영향을 피하는 사회적 편익을 계산한 값이다.

이 비율은 개별 사업의 투자 수익률이나 현금 수입을 뜻하지 않는다. 사회 전체의 피해 감소 편익이 커도 혜택을 받는 쪽과 비용을 내는 쪽이 다르면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인도 아메다바드의 저소득층 주택 차열 지붕 사업은 여러 가구의 설치 수요를 묶고 보조금과 신용을 결합한 사례다. 개별 가구가 부담하는 비용과 금융 접근 문제를 함께 다뤘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의 지역 냉방망은 공용 기반시설에 배관을 설치하고 건물 연결 요건을 마련한 사례로 소개됐다. 지역 단위의 기반시설과 연결 조건을 통해 시행 과정의 조정 문제를 다뤘다.

영국 와이르 유역의 홍수 방지 사업에서는 보험사·공공기관·유틸리티 등 수혜자의 지급 약정이 대출을 뒷받침했다. MGI는 이 사례를 피해 감소 효과를 사업 수입으로 연결한 경우로 소개했다. 다만 이는 특정 사업의 사례여서 같은 조달 방식을 모든 적응 사업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적응 격차 보고서에서 개발도상국의 2035년 연간 적응 재원 수요를 3100억~3650억달러(약 417조~491조원)로 추정했다.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간 국제 공공 적응 재원은 2023년 260억달러(약 35조원)였다.

UNEP의 재원 수요와 MGI의 비용은 대상 국가·연도·재원 범위가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UNEP는 취약국의 부채 부담을 늘리지 않도록 양허성 금융과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는 11월 9일부터 20일까지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다. 공식 의제에는 기후 적응과 기후 재원이 포함돼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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