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리스크 동일 규제, 홍콩은 모두를 환영한다” — 홍콩 오걸장 의원 인터뷰

| 토큰포스트

토큰포스트는 홍콩 입법회 의원이자 중국 중앙정부 자문기구인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 그리고 골드포드 그룹 창립자인 오걸장 의원을 만나 홍콩의 웹3 전략과 스테이블코인 규제, 그리고 한국과의 협력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25년 전 설립한 골드포드 그룹을 통해 인큐베이팅과 디지털자산 펀드를 운영하며 1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해온 투자자이자 정책 입안자다. 최근에는 웹3, 인공지능 로봇, 헬스케어 산업 등 미래 혁신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한국, 핀테크와 문화산업의 디지털 전환에서 크게 만난다”

Q. 방한 배경과 한·홍콩 협력의 방향은?
A. 홍콩은 2022년 폴 찬 재무장관이 디지털 자산과 웹3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은 기술력과 문화 콘텐츠가 강한 나라로, 핀테크뿐 아니라 소매, 문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도 협력할 여지가 많습니다.

홍콩은 자본 유출입 제약이 없는 일국양제의 장점 덕분에 글로벌 자금과 혁신이 자유롭게 오가는 허브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양국 정부가 규제 산업에서 협력하는 동시에 함께 혁신을 이루어 나가길 바랍니다.

“3년 넘게 준비한 스테이블코인 법… 핵심은 ‘동일 위험, 동일 규제’”

Q. 홍콩 스테이블코인 법의 핵심과 시장 반응은?
A. 2022년부터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해 3년 이상 논의 끝에 올해 8월 1일 법안이 시행됐습니다. 핵심 원칙은 ‘같은 위험에는 같은 규제’를 적용한다는 것입니다. 홍콩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직접 규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첫째, 투자자 자산 보호가 가장 중요합니다. 사용자 자산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도록 발행사는 고객 자산과 회사 자산을 반드시 분리해야 하며, 매달 재무 감사를 받아야 합니다.
둘째, 자금세탁방지(AML)와 고객확인(KYC) 제도를 갖춰야 합니다. 홍콩은 세계 최대 IPO 시장으로 자리하며 패밀리오피스 산업이 성장하고 있어 자금세탁방지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홍콩은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 불법자금 유입을 결코 용납하지 않습니다.

시장 반응은 매우 뜨겁습니다. 전통 금융기업은 물론 대형 웹2 기업, 중국 본토의 초대형 민간·국유 기업들까지 라이선스 신청에 나섰습니다. 다만 금융관리국은 “라이선스 발급 수는 10개 미만이 될 것”이라 거듭 강조했습니다. 홍콩의 새 제도는 은행과 결제사업 허가 절차를 모델로 삼았고, 진입 장벽이 낮은 대신 심사 기준이 엄격합니다.

홍콩의 입법 과정은 미국이나 버지니아주의 상황 때문이 아니라, 자체적인 일정과 페이스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정부는 시장과의 소통을 거쳐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법제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달러 일변도 끝… 원화·위안화·유로 등 ‘다통화’ 스테이블코인 허용”

Q. 후발 주자의 경쟁우위는 무엇입니까?
A.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USDT와 USDC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홍콩은 미국 달러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홍콩 달러, 위안화, 유로, 원화, 엔화 등 다양한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홍콩에서는 반드시 인가를 받은 스테이블코인 회사만이 일반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전문 투자자들은 오픈형 스테이블코인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원화된 구조를 통해 소비자 보호와 시장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세계 어느 기업이라도 홍콩에서 라이선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가를 받지 않으면 해당 자산은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 단순한 디지털자산으로 분류됩니다.

다통화 시스템은 국제무역에서 통화 선택지를 크게 넓혀줄 것입니다. 특히 중국 본토와 거래하는 중동·아프리카 기업들에게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입니다.

“국제무역 결제는 1분 이내… 비용·지연을 줄인다”

Q. 홍콩발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사용처는 어디일까요?
A. 홍콩은 중국의 도시이자 세계 최대 제조국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국제 무역 결제에서 즉시성과 비용 절감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강력한 솔루션이 될 것입니다. 기존 은행 송금은 며칠씩 걸리지만, 스테이블코인은 1분 이내로 거래가 완료됩니다. 이런 점에서 홍콩은 무역 결제의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2년 만에 웹3 기업 2,000+ 유치… 글로벌 행사도 홍콩으로”

Q. 홍콩의 웹3 허브 전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A. 저는 2022년 1월 입법회 의원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홍콩은 코로나19로 국경이 닫혀 있었고, 일부 기업들이 홍콩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3년 안에 웹3 기업 1,000개를 홍콩으로 유치하거나 새로 설립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3년이 아니라 불과 2년 만에 2,000개가 넘는 웹3 기업이 홍콩에 자리 잡았습니다. 현지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 그리고 중국 본토 출신 창업자들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내년 2월에는 ‘컨센서스(Consensus)’ 행사가 다시 열릴 예정이고, 곧 두 번째 개최를 앞둔 ‘비트코인 아시아(Bitcoin Asia)’ 등 국제 행사들도 잇따라 홍콩에서 열립니다.
이러한 흐름은 정책과 시장이 함께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RWA에 정책 초점… 인프라는 이미 성숙 단계”

Q. 홍콩 정부가 웹3 산업에서 주력하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A. 실물자산 토큰화(RWA)가 핵심 주제입니다. 현재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가 인가한 중앙화 디지털자산 거래소(CEX)가 11곳 있으며, 내년에는 장외거래(OTC) 라이선스도 발급될 예정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홍콩금융관리국이 관할하고 있습니다.

RWA는 단순 유틸리티 토큰을 넘어 웹2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아이디어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RWA의 한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LP 펀드나 비상장 기업의 지분을 토큰화하는 등 법률, 감사 산업까지 혁신이 확산될 것입니다.

홍콩의 제도와 법 체계 인프라는 이미 상당히 성숙해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새로운 기업 혁신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콩은 중국의 ‘테스트베드’… 대만까지 아우른다”

Q. ‘홍콩은 중국의 디지털 자산 테스트베드’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매우 적절한 표현입니다. 홍콩은 일국양제 원칙과 기본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새로운 실험을 추진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중국 중앙정부도 홍콩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저는 2018년부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으로 활동하며 매년 블록체인 관련 제안서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광둥성의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를 합한 ‘대만구(9+2)’ 지역은 인구 8천만 명이 넘는 거대 경제권입니다. ‘대만구(9+2)’는 광둥성의 9개 주요 도시와 홍콩·마카오 두 특별행정구를 의미합니다.

이 지역의 웹3 정책과 자산 토큰화 구상을 중앙정부에 제안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습니다. 저는 중앙정부 자문기구인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으로서 중국 본토와의 협력 정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홍콩은 인구 700만 명의 작은 도시지만 세계 100위권 대학이 5곳이나 있습니다. 제 모교인 홍콩이공대학은 블록체인 분야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기술 개발과 비즈니스 설계 측면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유치할 수 있는 훌륭한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웹3는 공정한 게임의 장을 만든다… 결국 웹2를 대체할 것”

Q. 웹3가 전통 금융과 경제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이라 보십니까?
A. 웹2는 데이터와 자산을 중앙이 독점하고, 사용자에게는 일부만 나눠주는 불공정한 구조였습니다. 웹3는 사용자에게 데이터와 자산의 소유권을 돌려줍니다. 이것이 ‘공정한 게임의 장’을 만드는 이유입니다. 젊은 세대가 웹3 환경을 받아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20년 전 인터넷 확산으로 웹2 시대가 열리며 구글, 알리바바 같은 거대 기업이 탄생했습니다. 웹3에서도 그와 같은 새로운 산업 리더들이 나올 것입니다. 저는 젊은 세대가 이 변화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국 청년들에게 — 세상은 여러분의 것, 웹3가 도약의 기회”

Q.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A. 저는 한국을 사랑합니다. 한국은 매우 활기차고 트렌디한 나라입니다. 앞으로 홍콩과 협력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은 여러분의 것입니다. 웹3가 여러분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