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 몇 년씩 걸리던 블록체인 구축 절차를 ‘API 연결 한 번’으로 줄이는 혁신이 현실화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KBTF’를 통해 공공 블록체인을 현실 인프라로 끌어올리며 제도권 도입의 물꼬를 텄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박진상 선임연구원은 4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E에서 열린 ‘2025 블록체인 진흥주간 X 웹 3.0 컨퍼런스’에서 ‘K-BTF 2.0, 우리의 미래상’이라는 제목의 세션에서 “KBTF는 공공 블록체인을 현실화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공공 서비스 혁신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KBTF에 대해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블록체인(Enhanced Blockchain as a Service, eBaaS)으로, 기존 BaaS보다 응용성과 보안성을 강화하고 비전문가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부가 다양한 실증사업을 추진했지만 기관별 개별 구축 방식으로 시스템이 파편화됐고 상호 연동성 부족과 중복 투자, 비용 낭비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KISA가 공공기관이 개별 구축 없이 오픈 API 기반의 구독형 모델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며 “KBTF는 공공기관이 민간의 우수한 블록체인 기술을 안전하고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KBTF의 핵심 목적은 공공 블록체인의 기술 장벽을 낮추고 도입과 확산을 촉진하는 데 있다”며 “공공기관은 1년 이상 걸리던 구축 절차 없이 API 연결만으로 DID, NFT, 인증, 추적 서비스를 즉시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 입장에서는 공공서비스 이용 시 앱이나 지갑을 개별 설치할 필요 없이 하나의 통합 지갑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민간은 공공시장 진출이 쉬워지고 공공은 유지보수와 비용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U, 중국, 싱가포르, 독일 등도 블록체인을 공공 인프라로 활용하지만 직접 구축에 따른 비용과 절차의 부담이 컸던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은 클라우드형 KBTF 도입으로 효율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가트너 역시 향후 2~5년 내 eBaaS 시장이 본격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KISA의 KBTF 추진 방향이 글로벌 기술 흐름과도 맞닿아 있음을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KBTF의 추진 경과에 대해 “2022년 정부 블록체인 산업진흥전략에 포함된 이후, 6대 핵심 인프라(DID·NFT·지갑·인증·이력추적·로깅)를 중심으로 로드맵을 수립하고 실증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공공기관이 즉시 활용 가능한 상용 서비스 단계에 진입했으며 디지털서비스몰을 통해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 활용을 위한 보안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CSAP SaaS 표준등급 인증을 획득했으며 나머지 인프라도 본심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블록체인 서비스를 구축했다면 예산·인증·조달 절차로 수년이 걸렸을 것”이라며 “KBTF는 모든 과정을 사전에 표준화했기 때문에 기관이 빠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KBTF는 공공에서 블록체인을 실질적으로 확산시키는 현실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DID·NFT 등 초기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데이터 직무관리·이력추적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며 특히 미국 FDA의 식품 유통 이력 전자화와 유럽의 배터리·전자제품 디지털 추적제 등 글로벌 규제 환경에 대응하는 공급망 추적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블록체인 4차 전략’과 연계해 중점 과제를 조정하고,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을 새로운 축으로 발굴할 것”이라며 “AI가 사회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은 만큼, 블록체인과 AI의 상호운용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공공 활용 사례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발표를 마무리하며 “KBTF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단계지만 공공서비스에서 블록체인이 ‘미래 기술’이 아닌 ‘현실 인프라’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산·학·연이 함께 참여해 혁신적인 공공서비스를 발굴하고 확산해 나가겠다”며 “공공 블록체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눈앞에 다가온 현재의 과제”라고 말했다.
‘2025 블록체인 진흥주간 X 웹 3.0 컨퍼런스’는 블록체인과 웹3 기술이 결합된 디지털 신뢰사회의 미래상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공동 주관한다.
전통 금융기관, 블록체인 기업, 학계가 함께 참여해 스테이블코인, 인공지능(AI), DID, RWA(실물자산 토큰화) 등 차세대 인프라의 제도권 편입 전략을 논의하며 블록체인 기술이 ‘신뢰 기반 디지털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는 구체적인 비전을 공유한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