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CFTC, 암호화폐 자산 증권 여부 최종 규정 확정…비트코인·이더리움은 '상품'

| 김서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암호화폐 자산의 증권 해당 여부에 관한 최종 해석 지침을 공동 발표했다. 10년 넘게 이어진 규제 불확실성에 마침표를 찍는 이번 규정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주요 코인을 증권이 아닌 '디지털 상품'으로 명확히 분류했다.

■ 암호화폐 자산, 5가지 유형으로 분류

SEC는 암호화폐 자산을 특성과 기능에 따라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첫째, 디지털 상품(Digital Commodity)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XRP, 도지코인, 카르다노, 체인링크, 폴카닷, 스텔라, 테조스 등 16개 코인이 이 범주에 포함됐다. 이들은 타인의 필수적 경영 노력이 아닌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프로그래밍 방식 운영과 수요·공급에 의해 가치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둘째, 디지털 수집품(Digital Collectible)으로 크립토펑크, 밈코인 등 NFT류가 포함된다. 예술적·문화적·오락적 가치를 지니며, 증권이 아니다.

셋째, 디지털 도구(Digital Tool)로 이더리움 네임서비스(ENS) 도메인, NFT 행사 티켓 등 실용적 기능을 수행하는 자산이다. 멤버십, 자격증, 신원 배지 등이 해당하며 증권이 아니다.

넷째,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으로 달러 연동 코인이다. 2025년 제정된 GENIUS법에 따라 허가된 결제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은 법령에 의해 증권에서 제외된다.

다섯째, 디지털 증권(Digital Security)으로 주식·채권 등 전통 금융 상품을 토큰화한 자산이다. 이는 증권으로 분류되며 기존 증권법이 그대로 적용된다.

■ 스테이킹·채굴·에어드롭, 증권 거래 아니다

규정의 또 다른 핵심은 주요 암호화폐 활동의 증권법 적용 여부를 명확히 한 것이다.

프로토콜 채굴(Protocol Mining)의 경우, 작업증명(PoW) 네트워크에서의 솔로 채굴 및 채굴 풀 참여는 증권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 채굴은 제3자의 필수적 경영 노력에서 이익을 기대하는 행위가 아니라 네트워크 보안을 위한 행정적·사무적 활동으로 판단했다.

프로토콜 스테이킹(Protocol Staking)의 경우, 지분증명(PoS) 네트워크에서의 솔로 스테이킹, 제3자 위탁 스테이킹, 수탁 스테이킹, 리퀴드 스테이킹 모두 증권 거래가 아니라고 규정했다. 슬래싱 보상, 조기 언본딩, 대안적 보상 지급, 디지털 자산 집합 등의 부가 서비스도 증권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에어드롭의 경우, 수령자가 아무런 대가를 제공하지 않고 받는 비증권 암호화폐의 에어드롭은 하위 테스트의 '금전 투자'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므로 증권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

래핑(Wrapping)의 경우, 비증권 암호화폐를 담보로 1대1로 발행되는 래핑 토큰도 증권이 아니다.

■ 투자계약 해당 여부, 발행자의 약속이 핵심

비증권 암호화폐라도 발행자가 투자자에게 필수적 경영 노력을 통해 수익을 기대하게끔 약속하면 투자계약(증권)이 된다. 다만 이러한 투자계약은 발행자가 약속을 이행하거나 명시적으로 포기를 선언하면 소멸한다. 발행 이후 2차 시장 거래에서는 해당 약속이 더 이상 연결되지 않는다고 합리적으로 볼 수 있으면 증권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

■ 한국 시장에 주는 함의

이번 미국의 최종 규정은 국내 암호화폐 산업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 상장 리스크 완화: 국내 거래소들은 그동안 미국 SEC의 증권 해당 여부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특히 XRP, SOL, ADA, LINK 등 주요 알트코인이 '디지털 상품'으로 명확히 분류되면서, 이들 코인의 국내 상장·거래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스테이킹 서비스 정상화 기대: 국내 거래소들이 제공하는 스테이킹 서비스에 대해 금융당국이 규제를 검토해 온 가운데, 미국이 스테이킹을 증권 거래가 아닌 행정적 활동으로 규정한 것은 국내 논의에도 유리한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후속 입법에 영향: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가상자산업권법(2단계 입법)의 증권형 토큰 분류 기준 설정에 있어 이번 미국 SEC 기준이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특히 발행자의 약속·마케팅 방식에 따라 투자계약 여부를 판단하는 접근법은 국내 기준 설계에도 시사점을 준다.

김치 프리미엄 및 자금 이동: 규제 명확성이 높아지면 기관 자금의 암호화폐 시장 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가격 상승과 함께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규정은 연방관보 게재일부터 즉시 발효되며, SEC는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지속 수렴해 해석 기준을 보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