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더 이상 기술을 보여주기 위한 장비가 아니라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
주시현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지능개발실 상무는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메타콘 2026'에서 '로보틱스로 여는 미래, 산업과 사람을 위한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며, 피지컬 AI 시대 로보틱스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주시현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지능개발실 상무는 올해 CES 2026에서 공개한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를 소개하며 "2026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모베드는 각 바퀴의 3자유도 구조를 기반으로 실내외 환경에서 뛰어난 이동성을 구현해 자동화와 물류 혁신에 기여할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로보틱스의 목적은 사회 문제 해결"
주 상무는 현대자동차가 로보틱스를 연구하는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로봇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돌봄 공백, 질병 등 다양한 사회 문제가 공장과 물류센터는 물론 병원과 아파트 단지 등 일상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로보틱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와 시장을 열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AI와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내재화해 차별화된 하드웨어 플랫폼과 결합하고,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멋진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로보틱스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간을 자율주행하고 사람 및 하드웨어와 상호작용하는 지능형 로봇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현대자동차의 목표"라며 "로보틱스는 기계공학과 전자공학뿐 아니라 UX 디자인과 상품기획까지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온디바이스 AI로 피지컬 AI 경쟁력 강화
주 상무는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이 집중하는 핵심 기술로 ▲웨어러블 로봇 플랫폼 ▲Dexterous Manipulator(정교 조작 기술) ▲모베드 등 이동형 모바일 플랫폼 ▲SLAM·내비게이션 ▲Vision and Language AI ▲온디바이스 AI ▲Fleet & Task Manager를 제시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AI도 중요하지만 로봇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환경에서도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온디바이스 AI가 매우 중요하다"며 임베디드 AI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좋은 하드웨어와 AI를 갖추더라도 결국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의 로봇을 오케스트레이션하고 작업을 관리하는 Fleet & Task Manager 기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산업 현장부터 일상까지…서비스 로봇 확대
발표에서는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X-able Shoulder', 의료 재활 로봇 'X-able MEX', 전기차 충전 로봇, 모베드, PnD(Plug & Drive) 모듈 등 다양한 플랫폼도 소개됐다. 주 상무는 각 플랫폼이 산업 현장뿐 아니라 병원과 농업, 물류, 모빌리티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범용 AI 모델 개발보다 고객 문제 해결에 필요한 AI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이 사람을 인식하고 길을 찾는 인지 AI(Cognitive AI), 사람의 음성 방향을 인식하는 Sound Event Detection,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Human-Robot Interaction(HRI) 기술 등을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로봇이 산업 현장은 물론 고객 서비스 영역에서도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로봇의 지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AI 기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주 상무는 현대차 양재 사옥에서 운영 중인 관수 로봇을 사례로 들며 "식물과 빈 공간을 3차원으로 인식하고 성장 상태까지 고려해 최적의 위치에 물을 공급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공간을 이해하는 '3차원 Scene Graph' 기술을 통해 로봇이 물건의 위치와 공간 구조를 파악하고 "부엌에서 칼을 가져오라"거나 "방에서 물건을 찾아달라"는 복합적인 명령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I는 로봇의 제어 기술에도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제어 알고리즘에 더해 강화학습과 모방학습을 활용한 제어 기술이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공간 인식과 VLA(Visual Language Action) 모델 등을 결합해 물체를 인식하고 운반하는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반복적으로 무거운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예로 들며 "산업재해 위험이 큰 업무는 로봇이 맡고 사람은 보다 지능적인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로보틱스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한 "로봇은 전력과 연산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제한된 자원에서도 AI를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최적화 기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물 내부 자율주행과 사람 추종 기술, 다수의 로봇을 통합 관리하는 Fleet Manager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실증(PoC)을 진행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플랫폼을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라 로보틱스 서비스 플랫폼 프로바이더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끝으로 "현대자동차만으로는 로보틱스 산업을 완성할 수 없다"며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 등 다양한 협력 파트너와 함께 건강한 로보틱스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메타콘 2026은 7월 3~4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AI 컨퍼런스로, "AI Makers Rise"를 주제로 AI 시대를 이끄는 기업과 빌더들의 전략과 실행 경험을 공유한다. AI 기술과 엔터프라이즈 혁신, 마케팅, 투자까지 아우르는 확장된 프로그램을 통해 AI가 만들어갈 새로운 산업과 일의 변화를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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