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삼성전자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여 잡았다.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과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 회복 가능성을 반영해, 앞으로 2년 이상 실적 흐름이 한층 좋아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2026년 7월 21일 자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점유율을 넓히고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성장 국면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은 ‘AA-’, 단기 발행자 신용등급은 ‘A-1+’로 그대로 유지했다. 등급 자체를 당장 올리지는 않았지만, 향후 여건이 더 확인되면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신호를 먼저 보낸 셈이다.
이번 판단의 핵심 배경은 메모리 업황 개선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강해졌고, 공급은 단기간에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디디아르5 칩 가격은 전년보다 3~4배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이런 수급 불균형이 2026년과 2027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글로벌 4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2028년 자본지출이 2024년보다 4배 늘어난 1조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의미 있는 공급 확대는 2028년 이후에야 본격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적 전망도 대폭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은 2026년 약 683조원, 2027년 약 821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제시됐다. 상각전영업이익은 2025년 91조원 수준에서 2026년 393조원, 2027년 502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스마트폰 사업에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메모리 부문의 수익성 개선 폭이 훨씬 커 전체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에 고객사와 3~5년짜리 장기공급계약을 늘리고 맞춤형 메모리 비중을 높이면, 반도체 경기의 급격한 오르내림을 일부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에도 비교적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최신 고대역폭메모리4 제품에서 1c 디램과 4나노 베이스 다이를 결합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고, 이전 세대인 고대역폭메모리3E에서 지적됐던 수율 문제도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판단했다. 파운드리 부문 역시 선단 공정 수율이 정상화 단계에 들어서고, 대만 티에스엠시의 생산능력 제약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가 대안 공급처로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인공지능 투자 주체인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설비투자를 줄여 메모리 업황이 급반전되거나, 기술 우위를 잃어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지면 전망은 다시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은 결국 삼성전자가 메모리 호황을 일시적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장기 계약, 기술 리더십, 안정적 현금흐름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따라 실제 신용등급 상향 여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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