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매파적 동결’에 대한 경계심이 자리했다. 코인피드(CoinFeed) 리서치에 따르면 7월 FOMC는 9대 3으로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했지만, 반대표 3명이 모두 금리 인상을 주장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장은 이를 단순 동결이 아닌 추가 긴축 가능성을 내포한 신호로 받아들였다. 이에 비트코인(BTC)은 장중 9100만 원선까지 밀렸고, 이더리움(ETH)은 대규모 레버리지 롱 청산과 맞물려 19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이번 하락은 금리 결정 자체보다 연준 내부의 기류 변화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케빈 워시 의장 체제에서 처음으로 인상 반대표가 공개되면서 시장은 향후 FOMC에서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FOMC 결과 직후 암호화폐 시장과 S&P500의 상관관계는 76%까지 높아졌고, 위험자산 전반의 동반 약세가 확인됐다.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89% 하락한 9185만 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업비트 24시간 거래대금도 1조 원 아래로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전날 나타났던 비트코인(BTC)의 ‘디커플링’ 기대를 빠르게 되돌렸다. 시장은 한때 비트코인이 미국 증시와 분리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매파적 동결이 확인되자 다시 거시 변수에 민감한 전형적 위험자산으로 거래됐다. 코인피드(CoinFeed) 리서치는 이를 두고 동결이 안도 랠리의 재료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인상 압력을 참아낸 동결’로 해석됐다고 짚었다.
가장 두드러진 약세는 이더리움(ETH)에서 나타났다. 7월 29일 하루 동안 이더리움 레버리지 롱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며 가격 하락이 증폭됐다. 이는 현물 투자자들의 대량 이탈이라기보다 과도하게 누적된 상승 베팅이 연쇄적으로 정리된 ‘디레버리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더리움은 일일 피벗 포인트인 1900.93달러를 회복하지 못하며 추가 매도 압력을 받았다.
솔라나(SOL)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연준 불확실성, 차트상 쌍고점, 미결제 약정 감소가 동시에 겹치면서 장중 73달러 아래로 밀렸다. 여기에 AI 반도체주의 급락으로 촉발된 위험회피 심리가 고위험 알트코인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낙폭을 키웠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순 가격 조정보다 유동성과 심리 위축이 함께 진행되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
시장 불안을 키우는 핵심 변수는 파생상품 시장의 높은 레버리지다. 비트코인 미결제 약정의 30일 변화량은 약 75만 개로 최근 2개월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체 누적 레버리지 규모는 479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한쪽 방향의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인 구간에서는 가격이 일정 범위를 이탈할 경우 급등락과 연쇄 청산이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
도지코인(DOGE)도 예외가 아니다. OKX 기준 롱·숏 비율이 3.6배를 넘어서며 과열 신호가 포착됐다. 만약 0.070달러 지지선이 붕괴될 경우 롱 포지션 강제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중심의 변동성이 알트코인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여전히 방어적 태세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한편 미국 규제 환경에서는 ‘클래리티법’ 진전이 중장기 호재로 부상하고 있다. 잭 도시의 블록(Block)은 미국 상원에 지지 서한을 전달했고,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에 이어 또 다른 주요 플레이어가 법안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씨티 인스티튜트는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실물연계자산 토큰화 시장이 현재 170억 달러에서 2030년 5조5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민주당이 트럼프 가문 관련 암호화폐 처분 요구를 병행하며 입법 과정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기관의 역발상 매수도 눈에 띈다. 캐시 우드의 ARK인베스트는 AI주 급락 국면에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합산 약 2462만 달러 규모로 매수했다. 이는 암호화폐 직접 매수는 아니지만, 공포 구간에서 기관이 위험자산을 선별적으로 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의 저점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만 이런 움직임이 즉각적인 반등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이클 관점에서도 시장은 중요한 분기점에 접근하고 있다. 리버파이낸셜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약세장의 평균 지속 기간은 383일이다. 지난해 10월 6일 고점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까지 약 297일이 지나 평균 대비 86일가량이 남았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물론 과거 평균이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비트코인(BTC)이 역사적 전환 구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BTC)의 6만2000~6만3000달러 지지 구간과 6만5000~6만6000달러 저항 구간, 이더리움(ETH)의 1850달러 지지선과 1930~1950달러 저항 구간이 핵심 가격대로 꼽힌다. 코인피드(CoinFeed) 리서치는 이번 조정이 금리 동결 자체보다 연준의 ‘매파적 기조’와 파생시장 과열이 결합해 발생한 변동성 확대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향후 시장 방향은 연준 후속 발언, 추가 청산 발생 여부, 그리고 규제 환경 개선 기대가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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