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쏟아져도 암호화폐 약세…알레아 리서치, 현금흐름·보유자 수익에 주목

| 이도현 기자

암호화폐 시장에서 사업 확장과 기관 진입 소식이 이어졌지만, 가격 상승은 실제 수익과 토큰 매입 재원을 확보한 일부 종목에 집중됐다. 알레아 리서치(Alea research)는 2026년 10월 11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증시의 반등에도 대다수 암호화폐가 약세를 보였다며, 투자 판단의 핵심은 호재의 규모보다 ‘현금흐름’과 토큰 보유자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가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가 집계한 주간 암호화폐 수익률 중앙값은 -3.1%였다. 비트코인(BTC)은 2.4% 하락한 8만2000달러, 이더리움(ETH)은 7.2% 내린 2477달러로 마감했다. 솔라나(SOL)는 8.0% 떨어진 109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월간 기준으로는 6.5% 상승률을 유지했지만, 주요 자산의 동반 하락은 개별 프로젝트의 호재가 시장 전반의 매수세로 확산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현물 펀드에서도 자금 이탈이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펀드는 해당 주간 6억7890만달러의 순환매를 기록했다. 직전 주 2억4110만달러 순설정에서 유출로 돌아선 것이다. 이더리움 현물 펀드의 10월 5~9일 순환매액은 5억4220만달러로, 직전 주 1억3810만달러보다 확대됐다. 같은 기간 네트워크 이용이나 상품 출시가 늘었다고 해서 투자자금까지 유입된 것은 아니었다.

반면 솔라나 기반 탈중앙화 금융(DeFi)에서는 수익 개선과 가격 상승이 함께 나타났다. 레이디움(RAY)은 24.4%, 메테오라(MET)는 43.4%, 오르카(ORCA)는 34.5% 올랐다. 10월 9일까지 30일간 레이디움이 트레저리 적립과 토큰 매입에 배분한 금액은 460만달러로 직전 30일보다 88.5% 증가했다. 메테오라의 같은 기간 풀 수익은 430만달러로 84.6% 늘었다. 솔라나 자체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일부 서비스 토큰은 거래 활동 증가의 수혜를 받았다.

다만 사업 성장과 보유자 수익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오르카는 루프스케일과의 합병으로 현물 거래에 대출 사업을 더했지만, 당시 심의 중인 수수료 제안에는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에 자동 배분하는 비중을 40%에서 10%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수수료 부과 조건이 같다면 기존 자동 배분액을 유지하려면 프로토콜 수수료가 네 배로 증가해야 한다. 암호화폐 가격이 합병 기대를 반영하더라도 보유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별도로 따져야 한다는 의미다.

수익 배분 정책을 강화한 프로젝트도 주목받았다. 디라이브(DRV)는 24.4% 상승했다. 보고서는 10월 5일 투표에서 배분 대상 수익의 50%를 토큰 매입에 사용하는 안이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피스 네트워크(PYTH)는 수익 전액을 공개시장 매입에 사용한다는 목표를 발표한 주간 5.1% 올랐다. 다만 정책 발표와 실제 집행은 구분해야 하며, 매입의 지속성은 플랫폼이 벌어들이는 수익에 달려 있다.

알레아 리서치는 ‘바이백 증가’라는 표현도 재원과 매입 수량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짚었다. 레이어제로(ZRO)는 9월 매입 지출을 8월보다 81.7% 늘렸지만, 가격 상승으로 매입한 토큰 수는 11.7% 줄었다. 메이플의 시럽(SYRUP) 매입 지출은 같은 기간 113.5% 증가했으나, 수익 중 매입 배정 비중을 10%에서 20%로 높인 영향이 컸다. 배정 비율을 토대로 역산한 프로토콜 수익 증가율은 6.8%였다.

매입 프로그램이 존재해도 자금이 자동으로 집행되는 것은 아니다. 리도(LDO)의 거버넌스 제안은 바이백 프로그램이 8월 10일 이후 매입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후속 설명에서는 트레저리 운영의 순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다는 점도 드러났다. 베니스(VVV) 역시 매입·소각 실적과 전체 인공지능 서비스 수익을 구분할 필요가 있었다. 보고서는 신규 토큰 공급이 소각량을 크게 웃도는 구조에서는 바이백만으로 공급 부담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기관 접근성 확대도 확정된 매수 수요와는 차이가 있다. 지캐시(ZEC) 투자 상품의 예비 등록신고서에는 관계사 매수자들의 최대 1억달러 매입 의향이 기재됐지만, 해당 의향에는 구속력이 없었다. 리플(XRP) 보유 기업을 통한 주식 투자 역시 부채와 주식 희석, 보유 자산 대비 기업가치에 영향을 받는다. 암호화폐를 보유할 수 있는 통로가 늘어나는 것과 그 통로를 통해 실제 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별개의 단계다.

대출 사업의 확장에서는 수익률뿐 아니라 손실 부담 주체가 중요해졌다. 에이브(AAVE)의 기관 대상 제안은 자체 스테이블코인과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자산을 결합해 기존 암호화폐 대출 시장 밖의 차입자를 겨냥했다. 제시된 조달 비용은 4.5%, 차입 금리는 6~8%였지만, 금리 차이에서 신용 손실과 운영비를 차감해야 실제 수익이 남는다. 외부 운영자가 담보와 청산 조건을 정하는 별도 시장에서는 감독 범위와 부실 발생 시 자금 공급자가 부담할 손실도 검토 대상이었다.

거시경제 여건은 암호화폐 시장의 부담으로 남았다. 보고서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24%, 물가를 반영한 실질금리는 2.91%였다. 실질금리는 한 주간 1bp, 즉 0.01%포인트 하락했지만 한 달 전보다는 31bp 높았다. 미시간대 10월 예비조사에서 현재 경기상황지수는 50.9에서 44.7로 떨어졌다. 기대지수는 소폭 개선됐으나 높은 가격과 차입 비용이 현재 구매 여력을 제약하는 모습이었다.

미국 증시의 반등도 폭넓은 회복으로 단정하기 어려웠다. 동일가중 S&P 500 상장지수펀드 RSP는 1.58% 올라 7주 연속 하락을 끝냈고, S&P 500 상승률 1.15%를 웃돌았다. 그러나 RSP의 4주 수익률은 여전히 -0.85%였다. 소형주 ETF IWM은 0.92% 하락해 5주 연속 약세를 이어갔고, 반도체 ETF SOXX는 5.01% 내렸다. 일부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에도 주가가 하락하면서 영업 성과와 시장 평가 사이의 간극이 드러났다.

주식시장에서도 보고서가 강조한 기준은 현금흐름이었다. 엔비디아는 제시된 회계분기에 순이익 597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영업현금흐름은 241억달러였다. 매출채권 증가와 투자이익 등이 차이를 만들었다. 위즈덤트리의 8월 운용자산 증가액 107억달러 가운데 약 80%는 신규 고객 자금이 아닌 시장 변동에서 발생했다. 매출, 순이익, 운용자산의 증가를 실제 현금 유입과 구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도 변수로 꼽혔다. 해당 주간 천연가스는 5.57%, 경유는 4.04% 올랐다. 미국 천연가스 전체 재고는 5년 평균을 웃돌았지만 중남부 지역 암염 저장시설의 재고는 평균보다 14% 부족했다. 전체 중간유분 재고가 거의 변하지 않은 가운데 초저유황 경유 재고는 감소했다. 총량 지표만으로는 지역별·유종별 공급 부족과 물가 압력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알레아 리서치는 보고서 작성 당시 후속 확인 지표로 10월 14일 소비자물가지수(CPI), 15일 생산자물가지수(PPI)와 TSMC 실적, 주요 금융회사 실적을 제시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비트코인과 주요 자산의 자금 흐름, 서비스 수익, 토큰 매입 집행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분석의 핵심은 발표된 호재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고, 그 수익이 비용과 신규 공급 부담을 넘어 토큰 보유자에게 돌아가는지에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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