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보호기금, 규모만 크면 안전할까?…멕시벤처스(MEXC Ventures), 집행·재원 보충 역량 분석

| 이도현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의 ‘보호기금’을 평가할 때 보유 금액뿐 아니라 실제 집행 능력과 재원 보충 체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멕시벤처스(MEXC Ventures)는 거래소 보호기금을 비교한 리서치를 통해 바이낸스와 비트겟, MEXC의 사례를 검토하고, 고객자산 대비 기금 비율과 자산 구성, 온체인 검증 가능성을 이용자 보호의 주요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피해 자산 보충과 탈취 자산 회수는 별개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10월 29일 바이낸스에서 약 63억 달러 규모의 해킹 피해가 발생했다. 바이낸스는 이용자 손실을 전액 보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으며, 11월 1일 기준 피해 자산의 약 95%를 보충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거래소가 부족한 자산을 채운 진척도를 뜻하며, 탈취 자산의 95%를 회수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보고서는 바이낸스가 이용자 보호기금인 SAFU와 회사 재원을 활용해 손실을 부담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사고 이후 이용자 보호 수준을 판단하려면 ‘자산 보충’, ‘탈취 자산 회수’, ‘출금 서비스 정상화’를 구분해야 한다. 각각 필요한 절차와 완료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TRM Labs 기준 피해 규모는 10개 체인에서 약 63억 6,000만 달러다. 온체인 동결 규모는 약 30억 달러로 제시됐으며, 테더(USDT) 약 15억 6,700만 개와 유에스디코인(USDC) 약 8억 개가 포함됐다. 다만 동결 자산이 모두 회수된 것은 아니므로 이를 피해액에서 차감해 확정 순손실을 계산할 수는 없다.

SAFU 평가액과 실제 집행액 구분해야

SAFU는 바이낸스가 2018년 7월 거래 수수료의 10%를 별도 콜드월렛에 적립하면서 출범했다. 보고서는 2019년 5월 핫월렛에서 비트코인(BTC) 7,000개가 유출됐을 당시 SAFU가 약 4,000만 달러의 손실을 전액 보전한 사례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2026년 2월 스테이블코인으로 보유하던 기금을 비트코인 1만 5,000개로 전환했다. 당시 평가액은 약 10억 500만 달러였으며, 기금 가치가 8억 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10억 달러 수준으로 재조정한다는 규칙도 공개했다. 비트코인으로 구성된 보호기금은 시장 가격에 따라 달러 환산 가치가 달라진다.

멕시벤처스(MEXC Ventures)는 이번 분석에서 기금 평가액을 실제 사고 대응에 투입한 금액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SAFU가 전체 손실의 40%를 충당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사고 이후 잔액과 집행액은 별도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고객자산 대비 보호기금 비율도 기준일과 집계 범위가 같아야 의미 있는 비교가 가능하다. 고객자산을 1,440억 달러, 기금을 10억 달러로 가정하면 비율은 약 0.69%다. 이는 계산 예시로, 바이낸스의 현재 보호 수준을 확정하는 수치는 아니다.

거래소별 기금 규모 비교에도 기준 필요

보고서가 제시한 비트겟의 2026년 9월 해킹 피해액은 약 3억 8,800만 달러다. 당시 발표된 보호기금 평가액 약 4억 6,400만 달러의 84%에 해당한다. 이 비율은 피해액과 기금 규모를 비교한 값이며, 실제 기금의 84%가 소진됐다는 뜻은 아니다.

MEXC는 2026년 9월 30일 가디언 펀드에 비트코인 1,000개를 추가 편입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보고서에 소개됐다. 발표 기준 구성은 테더 1억 개와 비트코인 2,000개다. 비트코인 가격을 8만 달러로 가정하면 약 2억 6,000만 달러에 해당하며, 5억 달러는 현재 보유액이 아닌 확대 목표다.

세 거래소의 고객자산 대비 기금 비율은 기준일과 집계 범위가 통일되지 않아 단순 순위를 매기기 어렵다. 특히 기금 규모를 발표한 시점과 사고 발생 시점이 다르면 가격 변동과 추가 적립, 집행 내역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

규모·유동성·공개 방식이 실효성 좌우

보고서는 이용자 보호를 강화할 운영 기준으로 거래소 규모에 맞춘 재원 관리, 필요한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유동성, 이용자가 검증할 수 있는 공개 방식을 제시했다. 거래소의 고객자산이 늘어날 때 기금 목표와 보충 정책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다.

자산 구성 역시 핵심 변수다.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에 따라 보호기금 가치가 달라지고,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기준 자산 보충에 활용될 수 있다. 보유량뿐 아니라 사고 발생 시 필요한 자산으로 전환해 지급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온체인 지갑 공개는 잔고를 확인하는 수단이지만, 잔고만으로 보상 절차까지 파악할 수는 없다. 정기 보고와 함께 사용 목적, 지급 조건, 실제 집행액, 사고 이후 재원 보충 현황이 공개돼야 이용자가 대응 역량을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멕시벤처스(MEXC Ventures)는 보호기금의 운영 성과를 보유 금액과 실제 집행, 재원 보충, 이용자 안내를 함께 살펴 판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바이낸스가 발표한 피해 자산 약 95% 보충도 해당 시점의 대응 진척을 보여주는 지표다. 보호기금에 대한 신뢰는 공개된 규모가 사고 이후 이용자 보호로 얼마나 충실하게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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