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지 약 2주가 지나면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아시아 안보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원유 수송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LNG 공급과 전력망 안정성, 군사 전략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전 BitForex CEO 출신 지정학 분석가 개럿 진(Garrett Jin)은 분석 글에서 “이번 위기의 핵심은 유가가 얼마까지 오르느냐가 아니라 어느 국가가 먼저 버티지 못하느냐”라고 주장했다.
원유 수송 차질…에너지 시장 충격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이란이 해협 통행을 제한하면서 원유 운송이 크게 줄었고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탱커 이동이 감소하면서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에너지 공급망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중동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산업과 전력 공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시장 안정을 위해 약 4억 배럴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했지만 단기적으로 공급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일본 에너지 의존도 취약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과 일본은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경우 LNG 재고는 약 30일 수준으로 파악되며 정부는 현재 공급 상황이 충분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발전 연료 확보 비용 상승과 산업용 전력 가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LNG 수입 가운데 중동 비중이 약 11% 수준이지만 원유의 경우 약 95%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 산업에 미칠 파장…반도체·전력 안정성 변수
한국의 경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산업과 전력 공급 안정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은 발전용 연료 가운데 LNG 비중이 높고 수입 LNG의 상당 부분을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LNG 가격이 상승하거나 수급 불안이 발생할 경우 발전 비용이 높아지고 전력 도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에너지 가격 변동은 산업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한국의 에너지 수입 구조와 공급망 리스크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LNG 조달 다변화와 전략 비축 확대 등 에너지 안보 전략 강화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군사 전략 균형도 변수
에너지 공급 문제와 함께 군사 전략 균형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대응을 위해 태평양 지역에 전개돼 있던 해병 전력을 중동으로 이동시키면서 지역 군사 균형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럿 진은 이러한 전력 이동 직후 북한이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중국 어선 약 1200척이 동중국해에 집결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단순한 에너지 위기를 넘어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긴장이 높아지는 구조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개럿 진은 이번 사태를 두고 “이제 단순한 석유 위기가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지정학적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평가했다.
장기화 가능성 속 변수
현재까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해제할 명확한 외교적 돌파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일부 외교 채널을 통한 협상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단기간 내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에너지 가격 문제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지정학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우 공급 다변화와 전략적 대응 능력이 장기적인 안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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