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이란 협상안 거부와 UAE의 OPEC 탈퇴 선언으로 중동 긴장이 확대되며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회피 흐름이 나타났다.
29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긴장 고조와 미국-이란 협상 교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위험회피 흐름을 보였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새로운 협상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UAE가 OPEC 탈퇴를 선언하는 등 에너지·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되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우선 핵심 이슈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교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제시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후 핵 협상’ 제안을 수용할 뜻이 없음을 밝히며 강경 입장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핵무기 위험 제거라는 ‘레드라인’을 고수한 채 해상 봉쇄를 활용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재무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해 이란에 통행료를 지급하는 행위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8달러로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에서는 군사적 긴장도 지속되고 있다. 이란군은 전쟁 종료를 부인하며 새로운 공격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일본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등 긴장 속에서도 일부 물류 흐름이 재개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편 UAE는 5월 1일부터 OPEC 및 OPEC+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에너지 생산 투자 확대 전략에 따른 결정으로, 장기적으로는 OPEC의 유가 통제력 약화와 소비자 측면에서의 긍정적 영향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 외신은 이를 미국의 정책적 승리로 해석했다.
이 같은 지정학 리스크는 금융시장 전반에 즉각 반영됐다. 미국에서는 고유가 장기화와 AI 기업 성장 둔화 우려가 겹치며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됐다. S&P500 지수는 0.49% 하락했고, 유럽 Stoxx600 지수도 중동 불확실성 영향으로 0.37% 하락했다. 반면 한국 코스피는 0.39% 상승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며, 일본 닛케이225는 1.02% 하락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도 0.19% 하락했다.
환율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0.11% 상승했고, 유로화(-0.08%), 엔화(-0.13%), 위안화(-0.16%)는 모두 약세를 보였다. 원화 역시 0.07% 절하되며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냈고, 뉴욕 NDF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2.6원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반영되며 상승세가 나타났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35%로 1bp 상승했고, 독일과 영국도 각각 3bp씩 상승했다. 이는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 확대 기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WTI 유가는 3.69% 상승해 배럴당 99.93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구리(-1.72%), 금(-1.82%)은 하락했다. 위험지표 측면에서는 VIX가 1.05% 하락했으며 EMBI+는 259 수준을 나타냈고, 한국 CDS는 29bp로 보합을 유지했다.
국가별 경제 상황도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2.8로 예상치(89.0)를 상회하며 소비 심리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주택가격 상승세는 둔화됐다. 세계은행은 중동 전쟁 여파로 올해 원자재 가격이 16%, 에너지 가격이 24%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86달러로 제시했다.
유럽에서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크게 상승했다. ECB 조사에 따르면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0%로 전월 대비 급등하며 목표치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고, 3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3.0%로 상승했다. 이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경기 안정에 정책 초점을 맞췄다. 공산당은 경제 안정과 개선을 강조했으며, 인민은행은 일부 은행에 대출 확대를 지시했다. 이는 경기 둔화 속 신용 증가율 급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일본은행은 정책금리를 0.75%로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총재 발언은 시장 기대만큼 매파적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문가 및 외신 평가는 전반적으로 신중한 시각이 우세하다. WSJ는 4월 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연준이 기존의 금리 인하 시사 문구를 유지할지 여부가 시장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해당 문구가 삭제될 경우 금융 긴축 우려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경제가 부채 증가와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AI가 사실상 유일한 생산성 개선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AI 효과가 단기간 내 나타나기 어렵고, 일자리 감소와 규제 등 제약 요인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WSJ는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일부 품목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세금 환급 등으로 전체 소비는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향후 환급 효과가 사라질 경우 소비 둔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럽 시장에 대해서는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위기가 부각되며 증시 상승 기대가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에서는 연말까지 Stoxx600 상승률이 2%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은행 중심의 Euro Stoxx50은 고점 대비 약 10% 하락했다.
이와 함께 Financial Times는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전략이 전쟁 장기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고, 트럼프 정책과 중동 전쟁이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고유가 장기화가 기업 수익성과 경제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종합하면,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상승,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결합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된 상태다. 특히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하고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향후 시장 방향성은 지정학 리스크 완화 여부와 중앙은행 정책 신호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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