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세계 원유 시장 공급 부족 심화

| 토큰포스트

국제에너지기구가 중동 전쟁 여파로 올해 세계 원유 시장이 수요를 충분히 받쳐주지 못하는 공급 부족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이 길어지면서 산유국 생산이 크게 줄었고, 그 결과 공급 감소 속도가 수요 둔화보다 더 빠르다는 판단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13일 공개한 5월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를 하루 1억400만 배럴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전쟁이 본격화하기 전 예상치보다 하루 130만 배럴 낮아진 수치다. 경기 불확실성과 에너지 가격 충격이 겹치면서 최종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는 올해 2분기 석유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루 240만 배럴 줄고, 연간 기준으로도 하루 42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수요가 줄어도 공급 감소 폭이 더 크다는 점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6월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운항이 점진적으로 재개된다는 가정 아래서도 올해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이 하루 1억220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봤다. 수요와 비교하면 하루 180만 배럴이 부족한 규모다. 전쟁 이전인 올해 1월과 2월만 해도 세계 원유 공급량은 하루 1억700만 배럴 안팎이었지만, 지난 4월에는 하루 9천510만 배럴까지 떨어졌다. 2월 이후 누적 감소량은 하루 1천280만 배럴에 달했다.

공급 충격의 중심에는 걸프 지역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걸프 산유국들의 생산량이 전쟁 전보다 하루 1천440만 배럴 줄었다고 설명했다. 대서양 연안 지역의 생산과 수출이 늘며 일부 공백을 메웠지만 전체 부족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누적 공급 손실은 이미 10억 배럴을 넘었고, 현재도 하루 1천400만 배럴 이상의 생산이 중단된 상태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재고도 빠르게 줄고 있다. 전 세계 관측 원유 재고는 3월 1억2천900만 배럴, 4월 1억1천700만 배럴 각각 감소했다. 특히 국제에너지기구 회원국들이 비상 대응 차원에서 전략비축유를 풀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의 육상 재고가 1억4천600만 배럴 급감했다.

다만 국제에너지기구는 시장이 전쟁 전 이미 공급 과잉 상태였고, 생산국과 소비국이 가격과 물류 신호에 맞춰 대응하면서 현재의 수급 격차가 초기 예상보다는 줄었다고 평가했다. 또 전쟁 종식 합의가 이뤄져 3분기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류 운송이 차츰 정상화되면 연말에는 수요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러나 공급 회복은 수요 반등보다 더딜 것으로 보여, 적어도 올해 마지막 분기까지는 국제 유가와 에너지 수급 불안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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