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협상 진전 기대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험선호 흐름을 보였다. 유가와 금리가 급락한 반면 미국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21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발언이 나오며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금융시장 전반에 반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합의에 실패할 경우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지난 24시간 동안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등 26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재개하면 전쟁 범위를 중동 너머로 확대하겠다고 경고해 긴장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중동전쟁 종전 기대와 유가 급락, 금리 하락이 동시에 반영됐다. 미국 S&P500지수는 1.08% 상승했고, 유럽 Stoxx600지수도 미국 증시 강세와 은행·기술주 상승에 힘입어 1.46% 올랐다. 반면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23%, 한국 코스피는 0.86% 하락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지며 달러화지수가 99.12로 0.21% 하락했다. 유로화는 1.1624달러로 0.16%, 엔화는 달러당 158.92엔으로 0.09% 강세를 보였다. 뉴욕 1개월물 NDF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96.4원, 스왑포인트를 감안하면 1497.8원으로 0.60%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59%로 8bp 하락했다. 유가 급락과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가 반영된 결과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영국 4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밑돈 영향 등으로 10bp 하락한 3.10%를 기록했다. 일본 10년물 금리는 2.78%로 1bp 내렸고, 한국 CDS는 24bp로 강보합을 나타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105.02달러로 5.63% 급락했다. 반면 금은 4544.2달러로 1.37% 상승했다. 위험지표인 VIX는 17.44로 3.43% 하락했다.
미국에서는 4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됐다. 다수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일정 수준의 통화긴축이 적절해질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성명서에서 "완화 편향" 문구를 삭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럽에서는 ECB 관계자가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익명의 ECB 관계자는 중동지역 평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6월 금리인상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고, 분쉬 위원도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U는 텅스텐, 갈륨, 희토류 등 전략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가 중동전쟁의 경제 영향과 금리인상 여부를 판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국 4월 CPI는 전년 대비 2.8% 상승해 예상치 3.0%와 3월 3.3%를 모두 밑돌았다. 이에 금리인상 기대는 다소 후퇴했지만, 전문가들은 중동전쟁과 유가 급등 여파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휴전 연장을 위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상무부는 300억 달러 규모 상품에 대한 관세 인하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1년물과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각각 3.0%, 3.5%로 동결했다. 시장은 중국 당국이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1분기 GDP 등 최근 지표가 양호해 단기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일본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추경 예산을 위한 국채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후년 세수 증가를 기대하고 있어 대규모 국채 발행은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BofA는 일본 엔화 중기 전망을 약세에서 중립으로 상향하고, 연말 달러·엔 환율 전망을 157엔에서 152엔으로 낮췄다.
외신 평가는 경계감을 유지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채권금리 상승이 저금리 시대의 종말과 증시 변곡점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07년과 달리 현재는 GDP 대비 정부부채가 60%에서 120% 수준으로 높아졌고, 중동전쟁 불확실성도 인플레이션과 금융여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블룸버그는 달러화 변동성 감소가 캐리 트레이드와 상대가치 거래를 확대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상 재개처럼 달러 가치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은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일본 은행권에 대해서는 대출 증가 속도가 예금 증가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4월 은행 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5.4% 늘어난 반면 예금은 1.9% 증가에 그쳤다. 이에 일본 은행들은 비은행 금융기관 협력, 대출 증권화 상품 매입, 은행채 발행 등 자금 조달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 부족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유뿐 아니라 항공유, 디젤, 헬륨, 비료 등으로 공급 차질이 확산될 수 있으며, 위기가 길어질 경우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금리 상승, 세계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종합하면 이날 국제금융시장은 미국과 이란 협상 기대에 위험선호가 회복되며 주가 상승, 달러 약세, 금리 하락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중동전쟁, 인플레이션, 주요국 금리정책, 중국 무역협상, 일본 재정·은행권 자금 조달 문제까지 복합 리스크가 남아 있어 시장의 안정 흐름이 지속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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