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브리핑] 미국·이란 우라늄·호르무즈 충돌에도 "합의안 격차 축소"...브렌트유 100달러 전망 부상

| 김민준

미국과 이란이 핵심 쟁점에서 충돌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협상 진전 기대가 부상하며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유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22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중동전쟁 종전을 위한 협상에서 일부 진전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고농축 우라늄 반출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를 둘러싼 핵심 이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회수해야 한다고 밝히며,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루비오 국무장관도 이란이 통행료 부과를 고집할 경우 외교 합의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란과의 협상에서 일정 수준의 진전이 있었고 일부 긍정적 조짐도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과도한 낙관은 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란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농축 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고농축 우라늄을 내보낼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란은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 통행료를 항구적으로 부과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다만 ISNA 통신은 이란이 미국이 보낸 합의안에 대한 답변을 준비 중이며, 이번 합의안이 양국 입장 차이를 어느 정도 좁히는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ILNA도 파키스탄 중재 속에서 양국이 최종 합의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해당 보도의 신뢰성은 불확실한 상태다.

중동 리스크는 원유시장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중동전쟁 여파로 글로벌 원유시장이 올여름 "레드존"에 진입하고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UAE 국영 석유기업 ADNOC의 아흐메드 알 자베르 CEO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원유 운송 차질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전문가들은 향후 1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1~100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시장은 협상 진전 기대와 인플레이션 경계가 엇갈리며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S&P500지수는 중동전쟁 협상 진전 기대감에 0.17% 상승했고, 유럽 Stoxx600지수도 미국 증시 영향으로 0.04%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14%, 한국 코스피는 8.42% 상승했다. 달러지수는 연준 인사들의 인플레이션 경계 발언을 반영해 0.10% 올랐고, 유로화와 엔화 가치는 각각 0.04% 약세를 보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유가 하락과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속에 2bp 하락한 4.57%를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경기 둔화와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 속에 3.10%로 강보합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2.32% 하락한 102.58달러, 금은 0.03% 내린 4543.1달러를 기록했다. VIX는 3.90% 하락했고, 한국 CDS는 1bp 내린 23bp를 나타냈다. 뉴욕 1개월 NDF 원/달러 환율은 1503.9원, 스왑포인트 반영 기준 1505.2원으로 0.06% 하락했다.

미국에서는 연준 인사들이 공급 충격과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계했다. 리치먼드 연은의 바킨 총재는 소비자와 기업이 공급 충격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가 연준의 금리인상 보류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정책이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 연은의 굴스비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개선됐지만 지금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노동시장은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제조업 회복과 고용 안정 흐름을 동시에 보여줬다. 5월 S&P 글로벌 종합 PMI는 51.7로 전월과 같았다. 제조업 PMI는 55.3으로 전월 54.5에서 상승하며 2022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PMI는 50.9로 전월 51.0에서 소폭 하락했다. 제조업 투입가격지수는 68.4에서 79.5로 크게 올랐다. 5월 3주차 신규실업급여 청구는 20만9000건으로 전주 21만2000건보다 줄었다. 이번 결과는 금리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상무부는 양자컴퓨팅 분야에 20억 달러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IBM은 이 중 10억 달러를 지원받아 양자 반도체 전용 제조시설을 마련할 방침이다.

유로존은 경기 둔화와 물가 부담이 동시에 커졌다. 5월 HCOB 종합 PMI는 47.5로 2023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경기 확장 기준선인 50을 밑돌았으며, 중동전쟁에 따른 비용 상승이 수요 부진으로 이어진 영향이 컸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신규수주도 부진했다. EU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4%에서 1.1%, 1.5%에서 1.4%로 낮췄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2.1%에서 3.1%, 2.2%에서 2.4%로 올렸다.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비용 증가와 소비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CB의 렌 위원은 중동전쟁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가스가격 상승이 제한적이고 임금상승률도 둔화하고 있어 고물가가 장기화할 징후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통화정책과 재정 신뢰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일본은행의 오에다 준코 위원은 중동전쟁 영향으로 고물가 대응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졌다고 언급했다. 정책 대응이 너무 늦어지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도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적절한 속도의 금리인상 지지 발언으로 해석했다. 금리스왑 시장은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81% 내외로 반영하고 있다. 카타야마 재무상은 GDP 대비 부채 비율을 적절하게 유지해 재정 지속가능성과 시장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소비가 아직 취약하지만 기업 실적이 양호해 실질임금은 플러스 상태라고 강조했다.

외신은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신흥국 회복력, EU의 대중국 무역규제 실효성을 주요 이슈로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7%에 육박하며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에 근접한 것은 견조한 소비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긴축 가능성, 중립금리 기대 상승, 기간 프리미엄 정상화 등 경기 순환적 요인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방비와 이자비용 증가에 따른 재정적자 심화,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 정부부채 증가와 금리 상승 간 악순환은 구조적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또 4대 빅테크의 대규모 AI 투자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며 경기 과열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 투자 붐에 따른 주가 상승,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CPU와 메모리 칩 등 컴퓨팅 파워 수요 폭발, 전력 인프라 비용 증가가 공급 병목을 유발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부품은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으며, 고용 회복세, 주택건설 활동 개선, 중동전쟁발 에너지 위기도 물가 상방 압력으로 지목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신흥국이 과거보다 글로벌 충격에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중동전쟁발 에너지 충격에도 해외 투자자들이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전방위 매도를 자제하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경으로는 신흥국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가 환율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전환된 점, 외화 표시 부채 의존도가 줄어든 점, 파생시장 활성화 등 금융시장 개선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헤지가 늘어난 점이 제시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EU의 대중국 무역규제에 대해서는 정치적 실행 의지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라고 평가했다. EU는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잠식, 이른바 "차이나 쇼크 2.0"에 대응해 산업가속화법 등 규제를 제안하고 무역·투자·공공조달 부문에서 강경 대응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정책이 실제 적용된 사례는 드물고, 규제 수립 과정이 느리고 공개적으로 진행돼 중국의 견제에 노출돼 왔다. 프랑스를 제외한 회원국들이 정책 활용에 신중한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이 밖에 외신은 미국 증시가 트럼프 정책 혼란과 불확실성으로 현실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 미국 중소기업 급증이 생계형 구조에 그쳐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는 미미하다는 분석, 스페이스X·오픈AI·앤트로픽 등 대형 빅테크 신규 상장이 교체 매매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 유럽식 복지 강조 경제모델이 미국과의 경제 격차 확대로 유효성에 의구심을 받고 있다는 시각도 제시했다.

종합하면 국제금융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 기대를 반영하면서도 우라늄, 호르무즈 통행료, 에너지 공급 차질이라는 핵심 리스크를 여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미국은 제조업 지표와 고용이 견조하지만 인플레이션 경계가 커지고 있고, 유로존은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금리인상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재정 신뢰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중동전쟁의 향방과 에너지 가격, 연준의 인플레이션 판단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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