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협상 불만족 발언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맞물리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긴장 국면에 진입했다.
28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동전쟁 종전 기대가 일부 후퇴했다. 다만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과 이란이 협의 중인 MOU 초안을 입수했다고 보도하며 합의 가능성을 전했고, 백악관은 이를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매우 원하고 있지만 현재 협상 내용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은 모든 국가가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란 동결자산 해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 논의가 없고 이란이 올바르게 행동할 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필요할 경우 이란으로 돌아가 "끝장낼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에서는 언제든 이란 공습이 재개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외교가 항상 첫 번째 선택지라며 대화를 통한 합의를 강조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의 이란 주변 병력 철수,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수 복원, 선박 항로 지정·관리 등을 담은 MOU 초안이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파이퍼 샌들러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올여름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시장은 중동전쟁 종전 기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 S&P500지수는 7520.4로 0.02% 상승했고, 유럽 Stoxx600지수는 628.18로 0.03%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는 64999로 0.01%, 한국 KOSPI는 8228.7로 2.25% 상승했다. VIX는 16.29로 4.23% 하락했다.
환율시장에서는 달러화지수가 99.22로 0.05%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불만족 발언 이후 달러화가 소폭 강세로 돌아섰다. 유로화는 1.1626으로 0.04% 하락했고, 엔화는 159.52로 0.14% 약세를 보였다. 뉴욕 1개월 NDF 원/달러 환율은 1501.2원으로, 스왑포인트를 감안하면 1502.4원이며 0.08%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48%로 약보합을 나타냈다. 유가 하락에 따른 고물가 우려 완화가 반영됐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ECB 일부 위원의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 영향으로 2.99%를 기록하며 1bp 상승했고, 일본 10년물 금리는 2.70%로 3bp 하락했다. 한국 CDS는 21bp로 1bp 낮아졌다.
원자재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94.29달러로 5.31% 하락했고, 금은 4454.0달러로 1.20% 내렸다. 중동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지만 종전 기대와 유가 급등 우려가 동시에 반영되며 변동성이 유지됐다.
미국에서는 무역대표부가 글로벌 관세 재부과 가능성을 예고했다. USTR의 그리어 대표는 무역법 122조가 만료 이후 재발동을 금지하는 명시 조항을 두고 있지 않다며 7월 글로벌 관세를 다시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무역위원회 관련 의견 수렴을 위해 조만간 연방관보에 공고를 게재하겠다고 설명했다.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 억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제어 노력이 필요하다며 10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구체적 시기 예측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전 세계 원유와 가스 공급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0년 만기 모기지금리는 6.65%로 2025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중동전쟁 이후 0.60%p 이상 상승해 주택구매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됐다.
골드만삭스는 S&P500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기존 7600에서 8000으로 상향했다. AI 부문을 중심으로 기업이익 증가 전망이 개선됐다는 이유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중국이 여전히 훌륭한 투자처라고 평가하면서도, 수출 중심 경제가 압박을 받고 있으며 소비 주도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CB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중동전쟁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이 금융시장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채와 주식 가격에 큰 폭의 조정이 발생할 수 있고 일부 국가는 재정 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페레이라 위원은 중동전쟁이 물가에 큰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고, 귄도스 부총재는 전쟁의 경제 영향을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클루프 위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2차 영향은 아직 확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중국에서는 4월 공업부문 기업이익이 전년 동월 대비 24.7% 증가해 3월 15.8%보다 증가세가 강화됐다. 다만 AI와 원자재 관련 기업 이익은 크게 늘어난 반면, 그 외 기업의 이익 증가는 제한적이어서 기업 간 이익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일본에서는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가 중동전쟁이 단순한 유가 충격에 그치지 않고 인플레이션 체계 전반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시적 충격도 지속적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기업들이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발언으로 평가됐다. 일본 정부는 기업이 미래 투자를 위해 이익을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성장투자 지침"을 마련했다.
주요 경제 이벤트로는 미국의 4월 근원 PCE 물가지수, 내구재 수주, 1분기 GDP, 5월 4주차 신규실업급여 청구, 연준 제퍼슨 이사와 뉴욕 연은 총재 발언이 예정돼 있다.
해외 시각에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단순한 인플레이션 우려만이 아니라 AI 낙관론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WSJ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만으로 장단기 국채 전반의 매도세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최근 수익률곡선이 재정적자 우려 때 나타나는 스티프닝이 아니라 평탄화 흐름을 보이고 있어, AI에 따른 견조한 성장 기대가 국채금리와 주가를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로이터는 AI 투자가 주도하는 미국 증시가 닷컴 버블 시기와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빅테크의 대규모 AI 투자와 채권 발행 부담을 이유로 2000년 닷컴 버블 재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현재 빅테크는 이익 규모가 크고 재무상태가 견고하며 부채비율도 낮다. 기술주 밸류에이션 역시 2000년 고점보다 훨씬 낮고 변동성 지표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전쟁보다 미중 관계와 국내 정치적 입지를 더 중요하게 여길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중동전쟁에서 어떤 형태로든 출구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대만 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중국의 글로벌 패권 강화를 촉진할 수 있는 국가적 실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원유시장과 예측시장에서 의심거래가 확산되며 미국 금융시장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리마켓 같은 예측시장은 정부정책과 군사행동 등 구체적 이벤트에 베팅할 수 있어 내부정보 보유자가 이익을 얻기 쉬운 구조라는 것이다.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가 사상 최고 수준인 상황에서 시장 신뢰 훼손은 투자 위축과 자본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SEC와 CFTC 등 규제당국은 조직 축소 등으로 감시와 집행 활동이 약화되고 있어 불법행위 억지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 밖에 로이터는 미국 국채금리가 주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경계선 부근에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유류세 면제가 생계비 부담 완화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부채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AI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엇갈린 물가 압력 속에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영란은행 금리인상 전망이 중동전쟁 종전 낙관론 등으로 축소됐으며, 중국의 해외주식 거래 제재는 자국 증시로 자금을 유입시키려는 의도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종합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동전쟁 협상 불확실성,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글로벌 관세 재부과 가능성, 인플레이션 경계 속에서도 AI 투자와 기업이익 개선 기대에 의해 하방 압력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다만 ECB와 연준, 일본은행 주요 인사들이 모두 물가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고, 원유·예측시장 의심거래와 국채금리 상승도 시장 신뢰와 위험자산 흐름을 압박할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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