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브리핑] 트럼프 "이란 하메네이 직접 만나고 싶다"…중동 긴장에 美증시 하락·엔화 160엔 돌파

| 김민준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우려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달러 강세와 국채금리 상승 흐름이 나타났다.

4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도 흔들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직접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합의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중동 현장에서는 군사 충돌 우려도 이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바레인과 쿠웨이트 내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공격은 모두 실패했다"고 반박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국제공항 공격으로 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고, 이란은 모든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맞섰다.

중동 리스크가 확대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미국 S&P500지수는 중동전쟁 긴장과 국채금리 상승 영향으로 0.74% 하락한 7553.7을 기록했다. 유럽 Stoxx600지수도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와 유가 상승 여파로 0.66% 떨어졌다. 반면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50% 상승했다. 한국 증시는 휴장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달러화지수는 99.52로 0.30% 상승했다. 유로화 가치는 0.29% 하락했고 엔화 환율은 달러당 160.07엔까지 올라갔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도 거론됐다. 원·달러 1개월물 NDF 환율은 1534.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bp 오른 4.49%를 기록했다. 독일과 일본의 10년물 금리도 각각 6bp 상승했다. 위험 심리를 반영하는 VIX 지수는 16.06으로 1.84% 상승했고, 한국 CDS 프리미엄은 23bp로 강보합을 나타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97.81달러로 1.89% 상승했다. 반면 금 가격은 1.20% 하락한 4434.8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가 대부분 지역에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용은 정체 상태라고 진단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이 운송비와 식료품, 비료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 내부에서는 금리 전망을 두고 다소 엇갈린 발언도 나왔다. 뉴욕 연은의 윌리엄스 총재는 현재 금리 수준이 적절하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나 인하는 당분간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댈러스 연은의 로건 총재는 물가를 목표치인 2%까지 낮추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센트 재무장관은 미국 고용이 여전히 견조하며 인플레이션 충격도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무역 정책에서도 추가 압박에 나섰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금지 조치가 부족한 국가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중국·일본 등이 포함된 일부 국가는 12.5%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은 이에 대해 일방적인 관세 조치라고 반발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했다. 5월 ADP 민간고용은 전월 대비 12만2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는 2025년 1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중동발 에너지 비용 부담에도 기업들의 채용은 늘고 해고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ISM 서비스업 PMI는 54.5로 전월보다 상승했다.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우려한 기업들의 선수요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신규 주문과 재고 지표도 개선됐다. 4월 제조업 수주는 전월 대비 4.8% 증가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최대폭 증가를 기록했다.

AI 산업을 둘러싼 우려도 이어졌다. 브로드컴은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3분기 매출 전망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가격이 지난 1년 동안 6배 급등했다며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칩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유럽에서는 인플레이션과 AI 리스크에 대한 경계가 이어졌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로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2022년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ECB 엘더슨 이사는 주요 은행들과 만나 AI 모델이 금융 시스템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해 논의했다.

일본은행(BOJ)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중동 불안과 고유가로 물가 상승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5~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BOJ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엔화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넘어선 점도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향후 주요 경제 일정으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은 데일리 총재 발언과 주간 신규실업급여 청구 발표가 예정돼 있다.

외신들은 미국 경제와 AI 투자 집중 현상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비지출과 기업실적은 양호하지만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와 고용 창출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기업들이 S&P500 시가총액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투자와 수익이 소수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AI 낙관론이 미국 경제를 실제보다 더 견조하게 보이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또 미중 기술전쟁 휴전이 공급망 갈등으로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대중 수출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도 공급망 갈등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산 희토류 공급망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B가 성급하게 금리를 인상할 경우 과거 정책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물가는 여전히 높지만 경기 회복세는 약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가 추가 자금 조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알파벳은 최근 800억달러 규모 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장기채 발행 비용이 상승하면서 기업들이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시장이 AI 투자에 대해 점점 더 선별적으로 반응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평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AI 관련 대규모 채권 발행이 미국 국채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시장과의 소통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증시가 실제 경기보다 과도한 실적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의 추가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아시아 국가들이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