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흑해 항만 공습이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의 올해 곡물 수출 능력은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적인 곡창지대 가운데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수출 차질이 커지면서 농업 부문 손실은 물론 국제 식량 가격에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타라스 비소츠키 우크라이나 농업장관은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농업 부문 손실이 15억∼3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조1천억원에서 4조2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상황이 매우 복잡하며, 일부 측면에서는 러시아 침공 초기였던 2022년 3∼4월보다 더 어렵다고 평가했다. 전쟁 장기화 속에서 단순한 생산 차질을 넘어 수출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 최근 한 달 동안 항만과 선박을 겨냥한 공격은 눈에 띄게 늘었다. 우크라이나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항만 정박 선박을 노린 공격은 35건, 해상 선박 공격은 22건, 항만 시설 공격은 67건이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선박 공격이 모두 14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공격 강도가 크게 높아진 셈이다. 이 여파로 선주들은 흑해 오데사 인근 항만 기항을 중단했고, 수확철이 본격화한 최근 2주 동안에는 이 지역에 선박이 한 척도 들어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흑해 항로를 대신할 수단으로 다뉴브강과 철도, 도로 운송을 활용하고 있지만 한계는 뚜렷하다. 비소츠키 장관은 대체 경로를 모두 동원해도 처리 능력이 흑해 항만의 50∼55%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흑해 항만의 월간 처리 능력이 약 600만t인 점을 감안하면, 우회 수송만으로는 대규모 곡물 물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는 물류비 상승과 운송 지연으로 이어져 우크라이나 농가의 수익성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는 글로벌 곡물 시장에서 밀 6%, 옥수수 11%의 수출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공급국이다. 이런 나라의 수출 통로가 막히면 국제 시장에서는 공급 불안이 가격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다. 비소츠키 장관도 식량 가격이 더 오를 것이며,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흑해 수송 안전이 회복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 경제와 세계 식량 시장 모두에 지속적인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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