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알 202만선 밀린 이란, 제재에 연료난 겹쳤다

| 최윤서 기자

이란 리알화가 달러당 202만 리알까지 밀리고 테헤란 주유소 곳곳에서 폐쇄와 대기열이 보고되면서 미국의 대이란 추가 제재가 외환·연료·디지털자산 경로를 동시에 압박하는 양상이다.

리알화는 24일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202만 리알로 떨어졌고 중앙은행 공식 환율은 약 150만 리알에 머물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시장 환율은 실제 생활 비용에 더 가깝게 반영되는 지표로, 공식 환율과의 괴리가 커질수록 수입 물가와 가계 부담도 함께 커진다.

이란 통계센터에 따르면 7월 연간 물가상승률은 66%,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7.9%, 식품 물가 상승률은 128%로 집계됐다. 공식 통계가 확인하는 수치만으로도 생활물가 압박은 이미 극단적인 수준에 들어선 상태다.

연료 부족은 외환시장보다 더 즉각적인 생활 압박으로 번지고 있다. 레자 세파반드(Reza Sepahvand) 이란 의회 에너지위원회 대변인은 이란의 하루 휘발유 생산량이 약 1억3000만 리터, 소비량이 약 1억3700만 리터라고 밝혔다. 이 발언대로면 하루 부족분은 약 700만 리터다.

대통령실 쪽 고위 인사는 같은 달 하루 약 1400만 리터의 불균형을 언급했다. 두 수치는 차이가 있지만, 국내 생산만으로 소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은 같다.

테헤란에서는 연료를 다 쓴 주유소가 문을 닫고 차량 행렬이 길어지는 사례가 보고됐다. 페르시아어권 소셜미디어에도 폐쇄된 주유소와 대기 차량 사진·영상이 퍼졌다. 휘발유 수입이 막히면서 국내 생산과 소비의 차이를 메우던 통로가 좁아졌다는 설명도 나온다.

가격 인상 시도는 곧바로 정치 문제로 번졌다. 케르만주 당국은 기존 월간 쿼터를 넘긴 휘발유를 리터당 87만2000리알에 파는 방안을 내놨지만 몇 시간 만에 중단했다. 현행 체계는 차량당 월 60리터를 리터당 1만5000리알, 다음 50리터를 3만리알에 공급하고 쿼터 소진 뒤에는 5만리알을 적용한다.

이란에서 연료 가격은 단순한 에너지 비용이 아니라 물가와 민심을 동시에 건드리는 변수다. 통상 보조금이 붙은 휘발유 가격을 올리면 운송비와 식료품 가격으로 충격이 번지고, 배급 축소는 생계 불안으로 연결된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의 대외 자금줄도 더 좁히고 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8월 7일 보도자료에서 이란 정권이 자금 세탁과 국제 금융망 접근 유지에 이용한 디지털자산 거래소 2곳과 관련 네트워크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달러든 리알이든 크립토든 재무부는 정권을 떠받치는 불법 금융망을 추적해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 대상이 전통 금융망을 넘어 디지털자산 결제·이전 경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24일 발표된 추가 제재는 이란 연계 법인·개인 60곳 안팎을 겨냥했다. 대상에는 핵·미사일 프로그램, 사이버 활동, 원유 선적과 관련된 것으로 지목된 네트워크가 포함됐다. 베센트 장관은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에도 금융 관계 단절을 요구했다.

미국의 제재 압박은 리알화 하락이 곧바로 암호화폐 가격 변수로 이어지는지가 아니라, 금융과 해상 통제의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사안에서도 암호자산 경로는 가격 전망보다 제재 회피와 자금 이동 차단의 관점에서 다뤄지고 있다.

유가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로이터는 제재 발표 뒤 브렌트유가 2.35% 내린 배럴당 92.1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2.35% 내린 85.01달러로 마감했다고 전했다. 파벨 몰차노프(Pavel Molchanov) 레이먼드제임스 투자전략 애널리스트는 사전에 알려진 내용 외에 새 내용이 많지 않았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의 추가 압박에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자국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금융·디지털자산 경로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집행 강도와 주요 거래 상대국의 대응에 달려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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