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Mohammad Bagher Ghalibaf) 이란 의회 의장이 페르시아만 원유 수송을 두고 “모두 아니면 아무도 아니다”라는 강경 입장을 다시 내놨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이란 원유 수출 차단을 주장하는 가운데 원유 수송로 긴장이 금융 제재와 맞물려 커지는 흐름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X에 올린 글에서 “이 전쟁의 방정식은 분명하다. 모두 아니면 아무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원유를 팔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다른 누구도 원유를 팔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의 안보가 보장되지 않으면 어떤 인프라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미 중부사령부 수장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이란 원유 수출 중단을 주장한 뒤 다시 조명됐다. 백악관은 29일(한국시간) 발표문에서 미군 보호 아래 상업 선박 약 1500척이 해협을 통과했고, 이란이 7월 봉쇄 재개 이후 자국 연안에서 원유를 수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같은 발표문에서 걸프 지역 원유 수출이 작전 전 수준의 3분의 2까지 회복됐다고도 주장했다. 이 수치는 미국이 군사 작전의 성과를 설명하며 제시한 것으로, 이란은 미국의 군사·금융 압박을 경제전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29일(한국시간) 발표문에서 ‘오퍼레이션 이코노믹 아웃캐스트’ 조치로 이집트 국영은행 방크미스르(Banque Misr)의 아랍에미리트(UAE) 지점이 미국 금융기관의 환거래망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규칙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방크미스르 UAE가 2024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이란 그림자 금융망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103개 기업에 약 18억 달러(약 2조4804억원)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같은 날 발표문에서 이란 멜리은행(Bank Melli) 두바이 지점장 레자 모하마드 타에디(Reza Mohammad Taeedi)와 홍콩 소재 카멩트레이딩(Kameng Trading Limited)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의 조력자는 미국 달러와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접근을 계속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해상 통로다. 중동 원유와 석유제품이 국제시장으로 이동하는 핵심 길목으로, 통항 제한이 길어지면 에너지 가격과 해상 운송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사안은 군사 통제 주장과 금융망 차단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과거 해상 긴장보다 범위가 넓다.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물리적 통항뿐 아니라 달러 결제, 환거래, 제재 회피 의심 거래까지 압박 대상에 들어갔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논란 속 유조선 통행이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후 이란은 통항 규정을 어겼다고 주장한 탱커 45척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보도로 해상 운송 압박을 이어갔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해운과 금융을 함께 겨냥해 왔다. 앞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통행 보험 구상과 디지털자산 결제 가능성을 제재 쟁점으로 삼은 바 있다.
한국 독자에게 이번 사안은 원유 수송로와 위험자산 심리의 연결 지점에서 의미가 있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 물류비와 에너지 가격을 통해 물가, 환율, 위험자산 선호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발언과 제재가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 가격에 미친 직접 영향은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과 이란 관련 금융망 차단 조치다.
미국은 이란 원유 수출 차단과 금융 고립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은 원유 수출 권리와 지역 안보를 연결해 맞서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은 해상 운송과 제재 집행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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