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약 60곳 확대, 중국 원유 구매 남았다

| 김미래 기자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디지털자산·기술·금·항공·해운으로 넓어졌지만, 이란산 원유 최대 구매자인 중국의 수요는 제재 실효성을 가르는 변수로 남았다.

미국 재무부는 24일(현지시간) 오퍼레이션 이코노믹 아웃캐스트(Operation Economic Outcast)를 시작하고 이란 관련 개인·법인·선박 약 60곳을 제재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를 이란 정권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경제 압박 캠페인으로 설명했다.

재무부가 추가 제재 위험 분야로 든 항목에는 디지털자산도 포함됐다. 재무부는 이란 정권이 제재 회피와 이란혁명수비대(IRGC) 관련 거래에 암호화폐를 활용해 왔다고 밝혔다.

이 대목은 크립토 시장에도 규제 리스크로 읽힌다. 이번 조치가 특정 코인이나 거래소를 직접 겨냥했다는 내용은 없지만, 미국이 이란 관련 활동의 제재 범주에 디지털자산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우회 결제망 감시가 강화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본지도 앞서 미국이 이란 제재망을 원유·환전·가상자산으로 넓혀 온 흐름을 보도했다. 당시 재무부는 이란 환전소와 해운망, 디지털자산 거래소 연계 법인을 잇달아 제재 대상으로 올렸다.

제재의 핵심은 원유다. 미국 재무부는 4월 28일 경고문에서 중국이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사들이며, 중국 내 이른바 티팟 정유사들이 그 대부분을 처리한다고 밝혔다.

티팟 정유사는 중국 산둥성 등을 중심으로 한 독립 정유사를 뜻한다. 통상 국영 정유사보다 조달 구조가 유연해 제재 대상 원유의 주요 수요처로 거론돼 왔다.

AP는 중국이 이란산 원유 선적의 80% 이상을 받지만, 미국이 중국 대형 은행이나 대기업을 전면 제재하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란의 자금원을 압박하면서도 중국과의 무역 휴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외교 일정을 의식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제재와 압박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긴장을 키울 뿐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25일 중국이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 제재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중국·이란 협력이 국제법의 틀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원유 시장은 즉각적인 공급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로이터는 25일 브렌트유 선물이 3.9% 내린 배럴당 88.58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1% 내린 82.36달러에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올레 한센(Ole Hansen) 삭소은행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미국의 제재 발표가 일부 트레이더 예상만큼 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팀 워터러(Tim Waterer) KCM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주요 항로를 교란할 경우 여전히 유가에 위험 프리미엄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중국행 이란산 원유 흐름에는 압박 신호도 나타났다. 로이터는 9~10월 인도분 이란산 원유의 중국행 오퍼 수가 7~8월분보다 줄었다고 전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 자료를 인용한 같은 보도는 이란산 원유 수출이 7월 중순 이후 감소했다고 전했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유가와 위험자산 심리의 연결고리로 읽힌다. 이란 성장률 전망과 호르무즈 차질을 함께 다뤘던 앞선 보도처럼 중동 지정학 위험은 원자재 가격과 달러 유동성,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 선호에 간접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제재 범위 확대, 중국의 반발, 유가 하락, 중국행 이란산 원유 오퍼 감소다. 미국이 중국 금융기관이나 대기업을 직접 제재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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