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혼조…스테리스 급등·피서브·UNH 급락에 기술주 부담

| 김민준 기자

미국 증시는 5월 15일(현지시간) 소폭의 혼조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장중 하락세를 딛고 0.4% 상승한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2%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0.7% 오름세를 기록했다. 시장은 소매판매 지표의 개선과 일부 종목 실적 호조라는 상반된 신호 속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료기기 제조사 스테리스(STE)는 2025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을 웃돌며 주가가 8.5% 급등했다. 이 회사는 병원용 감염 예방 장비와 멸균 솔루션을 주력으로 삼고 있으며, 이번 분기에도 의료, 멸균 기술, 생명과학 전 부문에서 고른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S&P500 내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스테리스는 투자자의 주목을 받으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핀테크 기업 피서브(FISV)는 예상 밖의 악재에 휘청였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피서브의 POS(Point of Sale) 플랫폼인 ‘클로버(Clover)’의 성장세가 이번 분기에는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고객층의 전환 수요가 이미 대부분 반영됐다는 설명이 뒷받침되며, 주가는 하루 만에 16.2% 급락했다. 이는 S&P500 구성 종목 중 가장 큰 낙폭이었다.

보험기업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도 10.9% 하락하며 투자심리에 타격을 줬다. 미국 법무부가 이 회사를 상대로 메디케어 사기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이미 이번 주 초 CEO 갑작스런 사임과 2025년 실적 가이던스 철회 발표로 투자자 신뢰가 흔들린 상황이었다.

소매업 부문에서는 월마트(WMT)의 실적 발표 이후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CFO가 관세 상승에 따른 마진 압박을 우려함에 따라 월마트 주가는 하락했지만, 달러 제너럴(DG)은 6.0% 상승했다. 저가소매 채널 내 가격 인상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 매수세를 이끌었다.

한편, 퍼스트 솔라(FSLR)는 일부 관세 우려가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차익 실현 심리가 우세해 3.5% 하락 마감했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의 정책 제안이 태양광 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확산됐지만, 최근 급등세에 따른 피로감이 매도세로 이어진 모습이었다.

이번 장세는 소비지표 개선과 기업 개별 이슈가 맞물리며 지수별 엇갈린 등락을 낳았다. 특히 스테리스처럼 분명한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종목은 상승 모멘텀을 이어갔지만, 피서브처럼 성장 정체 우려가 불거진 기업은 투자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받아 주가가 급락했다. 전반적으로 기술주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되며 나스닥의 상승세는 멈췄지만, 의료와 금융 등 방어적 종목군의 강세가 시장 하방을 일정 부분 방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