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G-III 급락… 실적 가이던스 전면 철회

| 김민준 기자

G-III 어패럴 그룹(GIII)이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 영향으로 대규모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하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15% 급락했다. DKNY와 도나 카란(Donna Karan) 브랜드를 보유한 이 회사는 향후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로 인해 약 1억 3,500만 달러(약 1,944억 원)의 추가 비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비용은 대부분 올해 하반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G-III는 지난 3월 제시했던 2026 회계연도 순이익, 비GAAP 기준 순이익, 조정 EBITDA 전망을 모두 철회했다. 회사 측은 매출 가이던스는 기존대로 31억 4,000만 달러(약 4조 5,200억 원)로 유지했지만, 관세 리스크가 수익성에 큰 타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리스 골드파브 CEO는 "당사는 관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전략을 추진 중이며, 불확실성의 시기를 돌파해온 검증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G-III가 다양한 위기를 극복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상황 역시 장기적 경쟁 우위 확보의 계기로 삼는다는 입장이다.

실적 발표에 따르면, G-III는 회계연도 2026년 1분기에 주당 0.19달러의 조정 이익을 기록했고, 매출은 5억 8,360만 달러(약 8,397억 원)로 전년 대비 4%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비록 분기 실적은 긍정적이었지만, 보호무역 여파가 장기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올해 들어 G-III의 주가는 이미 25% 이상 하락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도입을 시사한 관세 정책이 패션·유통 업계의 비용 구조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최근들어 달러 트리, 메이시스, 베스트 바이 등 주요 리테일 기업들 역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이유로 실적 하향 조정에 나선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신정부가 추진 중인 무역 정책 변화가 글로벌 공급망 비용 전체에 장기적인 부담을 키우고 있으며, 특히 의류 및 소비재 수입 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익성 둔화 압력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