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크릿, 행동주의 펀드 개입에 주가 반등…이사회 교체 시동

| 김민준 기자

빅토리아 시크릿(VSCO) 주가가 프리마켓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인 베링턴 캐피털 그룹(Barington Capital Group)이 이 속옷 기업에 지분을 취득했다는 보도가 시장의 주목을 끈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베링턴이 향후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경영 구조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베링턴은 빅토리아 시크릿 이사회의 과반 혹은 전면 교체를 추진하고 있으며, 동시에 브랜드의 핵심 제품군인 브래지어 사업에 다시 집중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수익성 회복을 위한 조직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보도 이후 빅토리아 시크릿 주가는 3%에 가까운 반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이 회사의 주가는 이미 56%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지난주에는 1분기 실적 발표가 사이버 공격에 따른 지연 끝에 나왔는데, 이때 연간 가이던스 하향 조정이 이뤄져 투자자들의 신뢰가 더욱 약화됐다.

해당 보도에 대해 베링턴 측은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시장에선 주가 하락이 지속되며 외부 투자자의 압박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빅토리아 시크릿이 경영 정상화 또는 M&A 가능성도 거론될 수 있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한때 여성용 속옷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며 트렌드를 선도했지만, 최근 수년간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정서 간의 괴리로 경쟁에서 밀려난 상태다. 베링턴 캐피털의 이번 개입은 빅토리아 시크릿이 다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