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반도체 주도로 사상 첫 시가총액 6천조원 돌파

| 토큰포스트

한국 증시는 27일 반도체주 강세를 앞세워 급등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전체 시가총액 6천조원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9.40포인트(2.15%) 오른 6,615.0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6,533.60으로 출발한 뒤 상승폭을 키우며 장중 한때 6,657.22까지 올라 처음으로 6,6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도 22.34포인트(1.86%) 상승한 1,226.18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코스피 5천421조5천542억원, 코스닥 679조5천452억원을 합친 6천101조99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9일 코스피 저점 당시 양 시장 합산 시가총액이 2천210조264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남짓한 기간에 시장 규모가 2.76배로 불어난 셈이다. 지난해 7월 10일 3천조원, 올해 1월 2일 4천조원, 2월 11일 5천조원을 차례로 넘어선 뒤 증가 속도는 더 빨라졌다.

이번 상승은 대형 반도체주가 사실상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2.28% 오른 22만4천5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5.73% 급등한 129만2천원에 거래를 끝냈다. 장중에는 131만7천원까지 올라 처음으로 130만원 선을 넘기도 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최근 기술주와 반도체 기업이 강한 흐름을 보인 점이 국내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합계는 약 2천361조7천606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43.6%, 국내 증시 전체의 38.7%를 차지했다. 한국 증시가 반도체 중심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특정 업종과 몇몇 종목에 쏠림이 심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를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이번 국면을 단순한 과열로만 보기 어렵다고 본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월 들어서만 38.5% 오른 점을 거론하며, 과거 급등 구간은 대체로 산업 사이클 초기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 상황은 이미 충분히 뜨거워 초입으로 보기 어렵고, 2000년 닷컴버블 직전과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대신 2020~2021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요가 폭발하던 시기와 비슷한 측면이 있으며, 이번에는 산업 구조 변화가 더 강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반도체만으로 증시가 버티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여도가 압도적인 것은 맞지만, 다른 업종의 이익 전망 상향 흐름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는 2024년 221.5조원, 2025년 270.9조원에서 2026년 778.9조원, 2027년 968.3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제시됐다. 두 반도체 회사를 제외하더라도 상장사 영업이익은 2024년 165.3조원, 2025년 180.8조원, 2026년 233.6조원, 2027년 274.3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반도체를 뺀 나머지 기업들도 실적 체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뜻으로, 최근 랠리가 일부 종목에만 기대는 전형적 거품과는 다를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다만 시장 불안 심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PI·주가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는 14일 장중 46.54까지 내려 안정되는 듯했지만 이후 다시 올라 이날 장중 55.60을 찍었고, 종가는 54.95로 2.60% 상승했다. 4월 들어 이란 관련 지정학적 충격으로 생긴 낙폭을 모두 만회한 데다 지수가 단기간에 사상 처음 6,500선을 넘어설 만큼 급하게 오른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도체 업황과 미국 기술주 분위기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반도체 외 업종의 실적 개선이 실제로 확인되느냐에 따라 한국 증시의 상승이 더 넓고 오래가는 강세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변동성이 큰 쏠림 장세로 남을지가 갈릴 전망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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