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애크먼 회장이 이끄는 퍼싱스퀘어 USA가 뉴욕증시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18.2% 떨어지며 출발부터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퍼싱스퀘어 USA(PSUS)는 공모가 50달러보다 낮은 4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대표적 행동주의 투자자로 알려진 애크먼은 이 펀드를 일반 투자자도 쉽게 살 수 있는 상장형 투자상품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세웠지만, 첫 거래 결과만 놓고 보면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상장 자체는 성사됐지만, 가격 형성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기대한 프리미엄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상장을 통해 퍼싱스퀘어 USA가 끌어모은 자금은 5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7조4천억원이다. 규모만 보면 대형 거래이지만, 애초 제시했던 최대 100억달러 목표에는 크게 못 미쳤다. 애크먼은 2024년에도 대형 펀드 상장을 추진했다가 투자자 호응을 얻지 못해 계획을 접은 뒤, 최근 다시 상장 절차를 밟았다. 이번에도 목표 범위의 하단에서 자금 조달이 이뤄졌다는 점은, 유명 투자자의 간판만으로는 자금 유치가 쉽지 않은 시장 분위기를 보여준다.
퍼싱스퀘어의 투자 방식도 과거와는 다소 달라졌다. 한때는 기업 이사회를 압박해 경영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끌어내는 행동주의 전략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최근에는 대형 상장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보유 종목도 아마존, 우버, 브룩필드 등 10개 안팎에 집중돼 있다. 종목 수를 줄여 확신이 큰 기업에 자금을 몰아넣는 전략은 수익이 날 때는 강하지만, 반대로 시장이 의문을 품으면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애크먼은 투자자 유치를 위해 퍼싱스퀘어 USA 5주를 사면 운용사 퍼싱스퀘어(PS) 주식 1주를 제공하는 구조도 제시했다. 또 CNBC 인터뷰에서는 “이제는 50달러만 있어도 장기 투자자가 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하며, 그동안 주로 부유층 중심이었던 헤지펀드 투자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비상장 사모 구조에 가까운 헤지펀드를 주식시장 안으로 끌어와 대중화하겠다는 시도인데, 첫날 주가 급락은 이런 실험이 아직 시장에서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애크먼은 퍼싱스퀘어 USA를 장기적으로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같은 투자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버핏은 1965년 버크셔를 인수한 뒤 보험과 투자 사업을 축으로 회사를 미국 대표 지주회사로 성장시켰고, 오마하에서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는 세계 투자자들이 모이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애크먼도 버크셔식 주주총회를 열겠다고 했지만, 시장은 우선 성과와 운용 구조의 안정성을 확인하려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퍼싱스퀘어 USA가 실제 운용 성과를 통해 할인된 평가를 줄이고, 일반 투자자 대상 상장형 헤지펀드 모델이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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