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4일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리면서, 인공지능 서버 확산에 따른 부품 수요 증가가 이 회사의 실적 개선 기대를 한층 키우고 있다.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가 고부가 전자부품 시장의 가격과 출하량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102만원으로 상향했다. 직전 종가는 83만2천원이다. 양승수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이 퇴직금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는데도 시장 전망치를 3.4%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를 7%가량 다시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 말하는 서프라이즈는 기업 실적이 증권사 예상보다 더 좋게 나오는 상황을 뜻한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인공지능용 서버와 반도체 생태계 확대가 있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기의 주요 고객사가 최근 메타와 대규모 중앙처리장치 공급 계약을 맺은 점에 주목했다. 여기에 3분기부터는 아마존의 차세대 인공지능 칩인 트레이니엄 양산도 예정돼 있어,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에 쓰이는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즉 FC-BGA 기판 출하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봤다. FC-BGA는 칩과 기판을 정밀하게 연결해 고성능 연산을 가능하게 하는 부품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많은 인공지능 서버에 특히 중요하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 즉 MLCC 가격 흐름도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MLCC는 전류 흐름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초소형 부품으로, 스마트폰부터 서버까지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간다. 특히 인공지능 서버용 MLCC는 고용량이면서도 작아야 해 기술 장벽이 높다. 양 연구원은 경쟁사인 야게오와 타이요 유덴의 가격 인상 움직임을 고려하면 업계 전반으로 가격 상승이 점진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결국 수요 증가와 판가 인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이 도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비슷한 판단을 내놨다. iM증권의 고의영 연구원과 KB증권의 이창민 연구원은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각각 110만원으로 올렸다. 고 연구원은 네트워크 고속화에 필요한 고용량 소형 MLCC 시장이 일본 무라타와 삼성전기 중심의 과점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업체가 제한된 시장에서는 수요가 늘 때 가격 협상력이 커지기 쉽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인공지능 서버 증설 속도와 부품 가격 인상 폭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삼성전기의 실적과 주가 모두 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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