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보고서, 대형주 집중-낙관성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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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소수 대형 상장사에 집중돼 있고, 내용도 실제 성과보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향이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애널리스트의 낙관성, 정확성, 정보성’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25년간 나온 국내 애널리스트 보고서 74만건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체 분석보고서의 69%가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에 몰려 있었다. 반면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보고서가 발간되는 기업 비중은 23%에 그쳤다. 증권사 리서치가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하고 시장 관심이 큰 대형주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중소형 상장사에 대한 정보 제공 기능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보고서의 방향성도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투자의견 가운데 ‘매수’와 ‘적극매수’ 비중은 2014년 이전 73% 수준이었지만 2015년 이후에는 91%로 높아졌다. 목표주가에 반영된 예상수익률은 같은 기간 실제 실현수익률보다 평균 30%가량 높았고, 제시된 목표주가가 실제로 달성된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투자자들이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기업 가치 판단의 참고자료로 활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낙관 편향은 정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실적 발표 직후 보고서가 집중적으로 나오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증권사가 스스로 새로운 정보를 발굴하기보다 기업이 내놓은 자료에 기대는 경향도 짙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이해상충 문제를 꼽았다. 증권사는 기업금융, 위탁매매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만큼 분석 대상 기업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고, 이는 보수적인 평가보다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투자의견, 목표주가, 이익예측치 전반에서 낙관 편향이 공통적으로 관찰됐다고 했다. 다만 모든 보고서의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 이익예측치가 바뀔 때 주가와 거래량이 유의미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확인돼 일정한 정보 가치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그 정보 가치도 고르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의견 상향이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은 시장에 주는 새 정보의 힘이 제한적이었고, 실제로 의미 있는 수익률 변화를 일으키는 영향력 큰 보고서 비중은 10% 이내라고 짚었다. 반면 증권사의 업무 역량이 높고, 애널리스트의 경력이 길며, 이른바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평가받는 인력일수록 보고서 영향력은 더 컸다. 반대로 투자자나 상장기업과의 관계를 관리할 유인이 큰 증권사 또는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는 시장 영향력이 더 낮게 나타났다. 결국 리서치의 품질은 단순한 보고서 수보다 독립성과 전문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의미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의 평가와 보상 체계를 정보의 정확성, 객관성, 유용성과 연계하고, 보고서에 담긴 잠재적 이해상충 요소에 대한 공시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자본시장에서 애널리스트는 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정보 격차를 줄이는 중개자 역할을 맡는데, 현재처럼 대형주 편중과 낙관 일변도 구조가 이어지면 그 기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리서치의 독립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과 함께, 투자자들이 보고서를 ‘매수 신호’가 아니라 검증이 필요한 참고 정보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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