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26년 5월 12일 장중 8,000선에 바짝 다가섰다가 급락으로 방향을 틀며 7,643.15에 마감했다.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주에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리고,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면서 시장이 단기 과열을 식히는 흐름을 보인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1.17포인트 오른 7,953.41로 출발한 뒤 한때 7,999.67까지 올라 8,000선 돌파 기대를 키웠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상승했고, 퀄컴과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주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도 초반에는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도 장 초반 각각 29만1,500원, 196만7,0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하지만 상승 탄력은 오래가지 않았다. 장중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하락세로 돌아선 데 이어 외국인 매도 물량이 집중되면서 지수는 한때 7,421.71까지 밀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577포인트를 넘어 역대 두 번째로 컸다. 결국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일부 들어오며 낙폭은 줄였지만, 코스피는 전장 대비 179.09포인트, 2.29%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6,2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이 가운데 전기전자 업종 순매도 규모만 5조2,193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반도체 대형주에 쏠렸던 매수세가 지나치게 빨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달 들어 5월 11일까지 삼성전자는 29.5%, 에스케이하이닉스는 46.2% 급등해 단기간 주가 부담이 커진 상태였다. 증권가에서도 지난달부터 고점 우려를 잇달아 제기해왔다. 비엔케이투자증권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낮추며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매출 비중 확대가 하반기 수익성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고, 키움증권과 엘에스증권도 목표주가 대비 현재 주가 상승폭 축소와 비용 부담, 성과급 이슈 등을 이유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관련 군사 조치 재개 가능성을 둘러싼 외신 보도,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의 4.4%대 재진입 부담도 투자심리를 흔든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날 하락을 추세 붕괴보다는 급등 뒤 나타난 속도 조절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코스피가 이달 들어 전날까지 5거래일 동안 18.5% 급등했던 만큼, 단기 차익 실현이 자연스럽게 나올 구간이었다는 것이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은 모두 기업 이익 전망 상향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급락은 인공지능 투자 열풍과 반도체 강세 속에 과열됐던 흐름이 한 차례 식는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향후에는 외국인 수급과 미국 물가 지표,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이어지더라도 실적 개선세가 유지된다면 중장기 상승 흐름은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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