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경쟁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리플이 한국의 입법 지연에 대해 산업 주도권 상실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여부가 향후 디지털 금융 경쟁력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리플(Ripple)의 글로벌 정책 공동헤드 라홀 아드바니(Rahul Advani)는 12일 국회 세미나 사전 영상에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도 제도권 내 운영 방식을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동향과 한국 디지털 경제의 기회’를 주제로 한 정책 논의 자리에서 나왔다.
현재 한국 정부는 2026년 시행을 목표로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을 추진 중이다. 해당 법안에는 8년 만의 국내 ICO 허용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발행 자본금 요건을 50억원 이하로 낮추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관련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는 상황이다.
리플 “규제와 혁신 연결하는 ‘가교’ 역할 강조”
아드바니는 리플이 그동안 혁신과 규제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강조했다. 사례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제시했다. RLUSD는 현금과 미국 국채, 현금성 자산을 기반으로 1대1 가치를 유지하며, 뉴욕금융서비스국(NYDFS)과 두바이금융서비스청(DFSA)의 승인을 받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준비금 투명성과 외부 독립 감사 체계가 핵심”이라며 “이 같은 구조가 소비자 보호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 논의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핵심 기준이기도 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 좌우”
리플은 특히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결제와 정산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활용될 경우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논리다.
아드바니는 “입법이 지연될 경우 산업 기회는 다른 국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요 경제권이 이미 관련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수년 내 1~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테더와 서클 등 해외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제도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시장 구조 변화도 예고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명확한 규제가 부재할 경우 투자자 보호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스테이블코인, 금융 대체 아닌 ‘현대화 도구’
리플은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기보다 보완하고 현대화하는 역할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리플 최고경영자(CEO) 역시 스테이블코인을 ‘금융 인프라 개선 수단’으로 규정해왔다.
결국 핵심은 규제의 속도와 방향이다. 소비자 보호와 혁신 사이 균형을 맞춘 ‘스테이블코인’ 프레임워크가 마련될 경우, 한국이 디지털 금융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입법이 지연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출처: ZDNet Korea (지디넷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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