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첫 8,000 돌파 후 변동성 확산… '공포지수' 급등

| 토큰포스트

코스피가 사상 처음 8,000선을 찍은 직후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면서 국내 증시의 불안정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수는 18일 장중 한때 7,142.71까지 밀렸다가 결국 전장보다 22.86포인트(0.31%) 오른 7,516.04로 마감했지만, 하루 고저 차가 493.49포인트에 이를 만큼 흔들림이 컸다. 전 거래일 장중 기록한 사상 최고치 8,046.78과 비교하면 여전히 90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시장의 긴장감은 변동성 지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 이른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브이코스피(VKOSPI)는 18일 오전 한때 82.23까지 치솟았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전쟁이 현실화하면서 시장이 크게 출렁였던 지난 3월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브이코스피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주가 변동 기대치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보통 증시가 급락할 때 오르지만 상승장이 과열됐을 때 투자자 불안이 커져도 함께 뛰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5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돼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됐다.

이번 조정의 배경으로는 짧은 기간에 너무 가파르게 오른 주가와 글로벌 금리 급등이 함께 지목된다. 코스피는 4월 초 이후 5월 15일까지 48.31% 올랐고,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52.72% 상승했다. 인공지능 투자 확대 기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이 증시를 밀어 올렸지만, 그만큼 가격 부담도 쌓여 있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났고, 고유가에 따른 물가 압력,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시장은 조정 압력을 한꺼번에 받았다. 특히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 한국의 국채 금리가 연쇄적으로 오르자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수준 자체가 당분간 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가 전 만기 구간에서 심리적 상단을 넘어 빠르게 상승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동반 위축을 부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15일 종가 기준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4.08%, 10년물은 4.60%, 30년물은 5.13%로 각각 시장이 민감하게 보는 경계선을 웃돌았다. 김 연구원은 관세와 유가, 지정학적 충격에 따른 물가 불안, 연준의 긴축 우려, 미국 재정건전성 부담, 글로벌 채권시장 매도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일본 국채금리가 추가경정예산 검토 소식 등으로 10베이시스포인트(1베이시스포인트는 0.01%포인트) 급등했고, 그 여파로 한국 국채금리도 크게 오른 가운데 이란 관련 불안이 이어지며 미국 시간외 선물 낙폭까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의 방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외국인은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천5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피가 7천선을 넘긴 직후인 지난 7일부터 8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35조5천423억원에 달한다. 반면 개인은 이날 2조2천87억원을 순매수했고, 같은 기간 누적 순매수액도 32조6천881억원으로 외국인 매도 규모와 비슷했다. 개인 자금 유입은 코스피가 15일 처음으로 8,000선을 넘어서는 데 중요한 동력이었지만, 반대로 변동성이 장기화하면 개인 투자자의 손실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업 실적 개선 흐름과 인공지능 투자 확대 기대 같은 기존 상승 재료가 완전히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이번 급변 장세는 단기 급등에 따른 속도 조절 성격과 글로벌 금리 충격이 겹친 결과로 해석되며, 앞으로는 미국 등 주요국 국채금리가 안정되는지,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는지가 국내 증시 방향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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