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이 28일 현대모비스의 목표주가를 57만원에서 90만원으로 올리면서, 이 회사를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업체가 아니라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로봇으로 확장되는 피지컬 인공지능 가치사슬의 핵심 기업으로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수익 기반이 단순 부품 공급에서 전장과 소프트웨어, 미래 모빌리티 부품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현대모비스의 애프터서비스 부문이 안정적인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며 기업가치의 하단을 받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 정비와 부품 교체 수요를 기반으로 한 애프터서비스 사업은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는 편이어서, 전장과 자율주행, 로봇 등 아직 투자 부담이 큰 신사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한투자증권은 현대모비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올해 3조6천5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6% 늘고, 내년에는 4조1천억원으로 12.2%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현대모비스의 기존 제조 부문도 수익성 개선 여지가 크다고 봤다. 지금까지는 모듈과 핵심부품 사업의 낮은 이익률이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매출 규모가 큰 만큼 수익성이 조금만 개선돼도 이익 증가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해당 부문 매출을 5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영업이익률이 1%포인트만 올라가도 연간 영업이익이 5천억원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대규모 생산기반을 갖춘 부품업체일수록 비용 구조 개선이나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가 실적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도 현대모비스의 매출 확대 요인으로 제시됐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은 차량 기능의 상당 부분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하고 업데이트하는 구조여서, 기존 기계식 부품보다 전자장치와 제어 시스템의 비중이 커진다. 신한투자증권은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량을 700만∼800만대로 가정했을 때 차량 1대당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관련 매출이 10만원만 늘어나도 현대모비스의 연간 매출이 7천억∼8천억원 추가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완성차의 전동화와 지능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의 실적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로봇 사업이다. 박 연구위원은 로봇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를 현대모비스 주가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꼽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판매량을 2030년 5만대로 가정하면, 현대모비스가 2030년에 2조원 이상의 로봇 액추에이터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휴머노이드 관련 기업들이 높은 주가매출액비율, 즉 매출 대비 높은 시장가치를 인정받는 흐름을 감안하면 2조원 수준의 매출만으로도 주가가 큰 폭으로 다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신한투자증권은 현대모비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27일 종가 기준 현대모비스 주가는 68만8천원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현대모비스의 기업가치가 자동차 부품 실적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로봇 같은 미래 사업의 현실화 속도에 따라 더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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