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형주, 코스피 8,000선 돌파 이끈다

| 토큰포스트

코스피가 지난주 8,000선을 다시 넘어 8,476.15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갔지만, 상승 동력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에 집중되면서 시장 전반의 쏠림과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29일 코스피는 전주보다 628.44포인트(8.01%) 오른 8,476.15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15일 장중 처음 8,000선을 넘은 뒤 단기 급등 부담과 차익실현 매물,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 겹치며 한때 7,000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후 중동 정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종전 관련 양해각서 문안이 잠정 합의됐다는 소식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를 키웠고, 이는 에너지 가격 불안 완화 기대와 함께 글로벌 증시 전반의 위험선호 심리를 되살리는 재료로 작용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사실상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가 27일 대거 상장된 뒤 불과 이틀 만에 16개 상품의 시가총액이 5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자금이 몰렸고, 이 과정에서 두 종목 주가도 가파르게 뛰었다. 지난주 삼성전자는 8.37%,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0.20% 올랐다. 그 결과 두 종목이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주 말 48.2%에서 29일 50.7%로 높아졌다. 특정 대형주가 지수 방향을 좌우하는 구조가 더 강해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시장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도 같은 기간 66.97에서 74.26으로 10.9%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은 겉으로는 매도 우위였지만, 자금 흐름의 실제 해석은 조금 더 복합적이다. 외국인은 올해 최장인 1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고,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조1천96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411억원, 2조1천308억원 순매수로 대응했다. 다만 외국인이 많이 보유한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보유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29일 기준 외국인 보유비중은 40.01%로, 순매도 행진이 시작되기 전인 5월 6일의 38.90%보다 1.11%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약 50조8천억원을 순매도했지만, 남아 있는 보유 주식의 평가가치가 더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은 에스케이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대거 팔았지만, 삼성전자우와 두산, 삼성전기, 디비하이텍, 현대로템 등은 순매수했다.

반면 코스닥은 같은 기간 86.33포인트(7.43%) 내린 1,074.80에 마감해 코스피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이는 시장 전체가 고르게 오른 것이 아니라, 반도체 초대형주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됐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29일 미국 뉴욕증시도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 속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0.72%,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 0.22%, 나스닥종합지수 0.20% 상승으로 마감했지만, 한국 관련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일부 지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 상장지수펀드는 0.28% 내렸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보합이었다. 시장은 이제 지정학 변수보다 미국 금리 경로를 가를 경제지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중동의 긴장 완화가 실제 국제유가 하락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미국의 5월 고용보고서와 구인·이직보고서(JOLTs), 에이디피 민간고용보고서 같은 지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판단에 어떤 신호를 주는지를 확인하며 9,000선 도전 가능성을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 기대와 가격 매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단기간 급등과 특정 종목 쏠림이 심해진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함께 열어둬야 한다고 본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도체 대형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코스피 추가 강세로 연결될 수 있지만, 동시에 미국 금리와 지정학 변수에 따라 지수 흔들림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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