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공개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는 가운데,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 은광 보유 회사가 4일 뉴욕증시에 상장해 첫날 27% 급등하면서 시장의 과열 기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선샤인실버마이닝앤드리파이닝(SSMR)은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입성한 뒤 공모가보다 27% 높은 수준에서 첫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 19억달러를 인정받았고, 2억7천만달러를 조달했다. 대형 기술기업이 아닌 전통 광물기업의 상장마저 강한 투자 수요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최근 미국 주식 공모 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가 상당히 강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회사가 내세운 사업 내용도 뚜렷하다. SSMR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2028년부터 아이다호주 선샤인 광산의 은 채굴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이 광산은 1884년 발견된 뒤 미국의 대표적인 은 생산지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지만, 1972년 갱도 화재로 광부 91명이 숨지는 참사를 겪었다. 이후 1980년대 초반 은 가격이 떨어지면서 1982년 생산이 중단됐고, 재가동과 중단이 반복되다가 2010년 토머스 캐플런이 이끄는 일렉트럼 그룹이 파산 경매를 통해 소유권을 확보했다. 상장을 통해 오래된 자산을 다시 사업화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월가가 이 상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개별 기업의 흥행을 넘어 시장 분위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SMR 상장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뜨거워진 기업공개 시장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상 기업공개 시장이 활황일 때는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성에 더 높은 값을 매기고, 상장 예정 기업도 공모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반대로 이런 흐름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기업가치가 실제 실적이나 수익 기반보다 앞서 나간다는 우려도 함께 커진다. 2000년 닷컴 버블 직전 인터넷 기업 상장이 줄을 이었던 전례가 지금과 자주 비교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앞으로 대기 중인 기업들의 규모는 훨씬 더 크다. 스페이스X는 이달 중순 기업공개를 통해 75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며, 상장에 성공하면 기업가치는 1조7천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 모델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도 최근 미국 증권당국에 상장 신청서 초안을 비공개로 냈고, 지난달 신규 투자 유치 과정에서 9천65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오픈AI는 아직 상장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연내 상장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미국 증시의 자금 쏠림과 기대 심리를 더 키울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기업가치가 실적을 얼마나 뒷받침하느냐에 따라 과열 논란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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