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 개미, 미국 주식 1조 매도…국내 증시 귀환 신호?

| 토큰포스트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6월 첫 주 미국 주식을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4월부터 이어진 매도 흐름이 석 달째 계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증시가 주요 지수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 수준을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일부 자금이 국내 증시로 되돌아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른바 서학 개미는 6월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주식을 7억9천367만 달러, 원화로 1조2천37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는 6월이 아직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적지 않은 규모다. 주간 순매도액만 놓고 보면 이미 4월 한 달 전체 순매도 규모인 4억6천900만 달러를 넘어섰고, 5월 순매도액 9억3천977만 달러에도 근접했다. 이런 흐름이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서학 개미의 3개월 연속 순매도는 2023년 4월부터 7월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 된다.

이번 6월 매도는 앞선 두 달과는 배경이 조금 다르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해외 주식 투자자금의 국내 재유입을 유도하는 제도)를 통해 해외 주식 매도분에 대한 양도소득세 공제를 100% 받을 수 있었던 기간이 5월로 끝났기 때문이다. 7월 말까지는 공제율이 80%로 낮아진다. 세제상 유인이 줄어든 뒤에도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단순한 절세 목적을 넘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의 높은 가격 부담이나 자산 재배분 필요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나스닥,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등 미국 3대 지수가 연일 최고치권에 머무는 가운데 매도가 우세하다는 점은 더 눈에 띈다.

시장에서는 이 자금이 국내 증시로 이동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강한 주가 흐름이 나타났고, 이런 수익률 격차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의 신승진 투자전략팀장은 엔비디아와 테슬라 같은 미국 대형 기술주보다 국내 반도체 대표 종목의 성과가 더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6월 전체 흐름을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서학 개미는 6월 1일부터 4일까지 11억 달러가량을 순매도했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며 나스닥지수가 4% 넘게 급락한 5일에는 하루에만 3억2천824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지수가 흔들릴 때 저가 매수에 나서는 기존 투자 행태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의미다.

매도 우위가 이어졌는데도 서학 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 즉 평가액은 2천10억 달러로 2천억 달러 선을 유지했다. 팔기는 했지만 미국 주식 비중 자체를 크게 줄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종목별로 보면 지난달에 이어 6월에도 마이크론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순매수 규모는 2억563만 달러였다. 이어 브로드컴 1억7천558만 달러, Arm 홀딩스 1억6천370만 달러, 마벨 테크놀러지 1억5천784만 달러 순으로 반도체 관련 종목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지난달 순매수 상위였던 인텔과 알파벳은 이달 들어 20위권 밖으로 밀렸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담은 라운드힐 메모리 상장지수펀드도 순매수 9위로 내려왔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증시 전반에 대한 일괄 베팅보다, 인공지능과 메모리 반도체처럼 성장성이 뚜렷한 분야로 투자금이 더 선별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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