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도체 약세 속 대안주로 이동하는 투자 흐름

| 토큰포스트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급등락 장세를 이어가면서, 지수가 쉬어가는 날마다 투자 자금이 금융주와 소비재, 유통·화장품, 에너지 관련주 같은 이른바 대안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5일 전장보다 478.82포인트, 5.54% 내린 8,160.59에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역대 세 번째로 컸다. 미국 반도체주 약세의 영향을 받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6.40%, 9.92%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고, 장 초반에는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장치)도 발동됐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은 5일 장중 1,549.1원까지 올랐고, 6일 서울 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는 1,561.5원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여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와 유가까지 함께 오르는 ‘3고’ 환경이 증시에 부담을 더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하락장에서도 모든 업종이 같은 속도로 밀린 것은 아니다. 5일에는 금융, 담배, 호텔·레저서비스, 필수가정용품 업종이 오히려 상승했고, 백화점과 식료품도 코스피보다 낙폭이 작았다. 특히 신한지주가 7.39%, 제주은행이 6.80%, KB금융이 4.51% 오르며 금융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일반적으로 시장이 흔들릴 때는 통신이나 필수소비재처럼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종목이 방어주로 꼽히지만,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쏠림이 약해질 때 고금리·고환율·고유가와 연결된 업종으로 매기가 옮겨가는 양상이 나타난다.

실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이달 5일까지 65거래일 가운데 코스피가 하락 마감한 날은 24거래일이었다.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이 기간 하락일에 상승 빈도가 높았던 종목에는 흥아해운, 고려산업, 조비, 극동유화, 남선알미늄 등 해운·에너지·원자재 관련주가 다수 포함됐다. 중동 리스크가 커질수록 해상 물류와 원자재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그에 따라 유가와 관련 상품 가격 상승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은행주도 고금리 국면에서 순이자마진, 즉 예대금리 차이에서 얻는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머무는 상황은 금융사의 자본비율 관리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고환율은 일부 소비재 업종에도 다른 방식의 기회를 준다. 수출 비중이 높은 음식료 기업은 원화 약세가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고, 화장품과 유통업종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인바운드 소비 기대를 받는다. 증권주 역시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고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환경에서는 수혜 업종으로 거론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단순한 방어주 장세라기보다, 인공지능 열풍 속 반도체에 가려져 있던 저평가 업종으로 수급이 확산하는 순환매로 보는 시각이 많다. 즉 최근 시장이 찾는 대안은 무조건 덜 빠지는 종목이라기보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업종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특정 업종 쏠림이 다시 강해지면 대안주의 상대 수익률은 다시 약해질 수 있다. 게다가 미·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과 미국 물가 지표, 국채 금리 흐름, 인공지능 투자 지속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동시에 시장을 흔들고 있어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반도체 주도주의 힘이 약해질 때마다 금융, 수출형 소비재, 유통, 증권, 에너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순환매가 반복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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