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8일 한국 증시의 급락을 시장 추세가 꺾인 신호라기보다 단기 과열 뒤 나타난 기술적 조정으로 평가하며, 향후 증시가 안정을 되찾은 뒤 다시 고점을 넘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식 전략 책임자 티모시 모는 이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최근 코스피 하락에 대해 장기 상승 흐름 속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조정 국면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으로 불리는 실적과 수익성,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견조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스피는 8일 장 초반 한때 8.8%까지 밀리며 아시아 기술주 약세를 주도했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급등 이후 속도 조절 성격이 짙다는 해석도 함께 나왔다.
이번 하락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관련 기대가 있다. 최근 한국 증시는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AI 수혜 기대가 커지면서 빠르게 올랐고, 이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도 강해졌다. 특히 빚이나 파생 구조를 활용해 수익률을 키우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까지 늘어나면서 상승 폭이 확대됐는데, 주가가 꺾이자 반대로 매도 압력도 더 크게 불어났다는 분석이다. 티모시 모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기적 거래가 늘어난 뚜렷한 징후가 있었다며, 지금의 급락은 레버리지로 증폭된 매수세가 되돌려지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의 중장기 방향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주에도 AI 열풍이 기술주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 증시의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코스피와 대만 자취안지수의 전망치를 높여 잡은 바 있다.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기업 이익에 비해 주가가 비싼지 싼지를 보여주는 평가 수준)도 여전히 합리적인 편이라고 봤다. 이는 단기 충격이 있더라도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주가가 다시 회복할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AI 관련 기대와 단기 과열 해소가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개인 자금과 레버리지 상품이 많이 몰린 종목일수록 주가 흔들림이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기업 실적과 산업 성장 전망이 유지된다면 이번 조정은 추세 전환보다는 과열을 식히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한국 증시가 단기 충격을 거친 뒤 실적 중심의 재평가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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