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월 들어 하루 단위로 급등과 급락을 되풀이하자 투자자들이 매매를 줄이면서 거래량이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코스피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5억1천176만 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적은 규모다. 월별로 보면 1월 5억5천1만 주, 2월 10억4천845만 주, 3월 11억766만 주, 4월 9억4천718만 주, 5월 6억9천879만 주였는데, 올해 1∼5월 하루 평균인 8억6천920만 주와 비교하면 이달 들어 41.12% 줄었다. 주가가 오르내리는 폭이 커질수록 거래가 활발해질 것 같지만,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장세에서는 오히려 투자자들이 관망으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실제 최근 코스피는 이른바 ‘현기증 장세’라고 불릴 만큼 급격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8일 8.29% 급락한 뒤 9일에는 다시 8.19% 급등하는 등 이틀 연속 V자 형태의 큰 변동을 나타냈고, 이 기간 거래량은 4억 주대로 내려앉았다. 시장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 이른바 ‘한국형 공포 지수’인 브이코스피(VKOSPI)도 전날 91.23까지 치솟아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변동성 지수는 투자자들이 앞으로 주가가 얼마나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지표인데, 이 수치가 높을수록 불안이 크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국내 증시가 여러 대외 변수에 동시에 노출돼 있어 변동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고, 국내 증시의 선물·옵션 만기일도 겹쳐 있다. 여기에 세계 증시 자금을 빨아들이는 대형 신규 상장 이슈로 스페이스엑스 상장까지 예고돼 있다. 다음 주에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린다. 시장은 일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고,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 주식시장에는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도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브이코스피 90 수준이 이론적으로 뜻하는 일간 예상 주가 등락률은 플러스·마이너스 5.7% 정도인데, 최근 실제 코스피는 이보다 더 큰 8% 안팎의 변동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파생상품 시장조차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정도로 최근 지수 흐름이 무질서하다는 의미다. 그는 이런 국면에서는 단기적으로 저점을 맞히고 고점을 피하는 식의 시장 대응보다, 기존 주도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편이 더 현실적인 접근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결과, 물가 지표, 지정학적 긴장이 어느 정도 진정되느냐에 따라 완화될 수 있지만, 당분간은 거래 위축과 높은 변동성이 함께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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