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거래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이 매도대금담보대출로 거두는 이자수익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주식을 판 뒤 결제일까지 이틀을 기다리지 않고 현금을 먼저 쓰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일부 증권사는 올해 4개월 만에 이미 지난해 연간 수익을 넘어섰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상위 10개 증권사의 매도대금담보대출 이자수익은 모두 535억9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연간 이자수익 658억9천만원의 81.3%에 해당한다. 증권사별로는 키움증권이 313억2천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증권이 16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은 15억1천만원, 신한투자증권은 6억2천만원, 대신증권은 4억7천만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섰다.
이 같은 배경에는 거래대금 급증이 있다. 한국거래소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체 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2025년 12월 30일 23조7천716억원에서 2026년 4월 30일 51조995억원으로 약 2.1배로 늘었다. 주식 거래는 체결일 기준 이틀 뒤에 결제가 끝나는 티플러스2 방식이어서, 투자자는 매도 직후에도 대금을 바로 찾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팔기로 한 주식의 대금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미리 돈을 빌리는 매도대금담보대출을 활용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자금이 단순한 급전 수요뿐 아니라 신용거래 미수금 상환이나 다른 계좌의 추가 투자 재원으로도 일부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문제는 금리 수준이다. 10대 증권사의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는 연 8~10% 수준으로 파악됐다. 엔에이치투자증권이 10.00%로 가장 높았고, 신한투자증권 9.85%, 키움증권 9.50%,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각각 9.00%였다. 반면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맡아두고 지급하는 이용료율은 100만원 기준 0.70~2.00%에 머물렀다. 투자자 돈을 맡겨둘 때 받는 이자와, 매도대금을 담보로 잠시 빌릴 때 내는 이자의 격차가 단순 비교로 최대 9%포인트를 넘는 셈이다. 업계는 관리 비용과 운영 체계를 반영한 금리라고 설명하지만, 매도대금이 이미 확보돼 회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품이라는 점에서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런 구조의 배경이 되는 결제 지연을 줄이기 위해 주식 결제 주기를 현재 티플러스2에서 티플러스1로 단축하는 방안을 2027년 하반기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결제 기간이 하루로 짧아지면 투자자가 매도대금을 기다리는 시간도 줄어들어 관련 대출 수요가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김상훈 의원은 회수 위험이 크지 않은데도 금리가 높은 편이라며, 결제 주기 단축과 함께 증권사 금리 조정 필요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증시 활황이 이어질수록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며, 투자자 편의와 수수료·금리의 적정성 사이에서 제도 손질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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