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에 다시 들어갈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코스피가 주요 20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 지수 체계에서는 여전히 신흥국 시장으로 분류돼 있어 시장의 체급과 국제적 평가 사이에 간극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MSCI는 각국 증시를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런티어시장 등으로 나눠 지수를 만든다. 한국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상위권 증시로 평가받지만 현재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과 함께 신흥국 지수에 포함돼 있다. 이 분류는 단순한 명칭 문제가 아니라 실제 자금의 성격을 좌우한다. 신흥국 지수에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자금이 많이 들어오는 반면,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장기 투자 성격의 글로벌 자금이 기본적으로 한국 주식을 편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최종 편입될 경우 최대 360억달러, 우리 돈 약 54조7천억원 규모의 장기 자금 유입 가능성도 거론한다.
다만 한국의 선진국 지수 편입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은 2008년 처음 관찰대상국에 올랐지만, 원화 환전의 불편, 거래 및 결제 제도의 제약, 정보 접근성 문제 등으로 승격이 미뤄졌고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 명단에서도 빠졌다. 이후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거래시간 연장 등 제도 개선을 이어왔지만, 2023년 11월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다시 부정적 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 방식으로, MSCI는 시장 규칙의 예측 가능성과 접근성을 중요하게 본다. 지난해 공매도 재개로 관련 평가는 개선됐지만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계좌 개설 편의성, 정보 흐름, 청산 및 결제, 증권 이동성, 투자상품 가용성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올해는 분위기가 이전보다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해외 투자자들이 꾸준히 지적해온 외환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는 로드맵을 본격 가동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7월 6일부터 원·달러 외환시장을 24시간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고, 내년에는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원화 계좌를 활용해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역외 원화 결제망도 시행할 계획이다.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 역시 확대되는 방향으로 손질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MSCI가 가장 민감하게 봐온 외환 관련 평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기대한다. 다만 제도의 상당수가 아직 시행 직전이거나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이번 연례 시장 분류 리뷰에서는 즉시 관찰대상국 편입보다 경과 관찰이 이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MSCI는 제도 도입 자체보다 실제 작동 여부와 시장 참가자들의 평가 기간을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설령 이달 안에 관찰대상국에 다시 포함되더라도 곧바로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통상 최소 1년 이상의 관찰 기간이 필요하고, 실제 편입까지는 3년에서 5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JP모건의 믹소 다스 한국 주식시장 전략 총괄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장기적으로는 한국 시장의 브랜드와 위상을 높이는 신호가 될 수 있지만, 자금 흐름만 놓고 보면 반드시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크고, 선진국 지수 안에서는 한국 비중이 오히려 작아질 수 있어서다. 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 수가 현재 약 77개에서 50개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흐름은 결국 제도 개선이 실제 시장 신뢰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며, 향후 한국 증시의 국제적 재평가는 외환시장 개방과 투자 인프라 정착 속도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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